• 최종편집 2020-07-07(화)
 

언제부턴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TV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우연하게 한번 본 후로는 자주 즐겨보고 있다. 시골 출신인 나로서는 그 것을 보면서 몇 가지 잔잔한 느낌이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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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MBN ‘나는 자연인이다‘

 

내가 언제부터 마당을 잃어버리고 살았는가, 가마솥을 본 것이 언제인가, 불을 피워 본 게 언제인가, 개울가 물고기 잡기 등 등 나의 유년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때문이다. 고향 풍경은 그대로인데 아버지의 얼굴만 늙었다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더욱 감동적인 것인 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자연 속에 산다는 것이다. 부와 명예, 권력은 물론이거니와 사랑도 자식도 버린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가 한 결 같이 평화롭고, 목가적이다. 실제로 출연자 모두가 마음의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자연이 평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순수한 것이다. 도시문명에 찌들고 사람에 지쳐 병을 얻어 자연으로 돌아간 사람들이지만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철모르는 딸 있네”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보기는 좋아도 사는 데는 얼마나 비참 하겠나 라고 생각했던 내가 초라해 보이고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언젠가 나도 반드시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하는 생각이 점점 머리속을 지배하고 있다. 진정으로 마음의 평화를 갈구하고 있다는 증표일 것이다.


자연을 다시 보면 참으로 대단한 진리를 발견한다. 아인슈타인도 ‘자연을 깊이 들여다보라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다‘고 했다.


자연과 가까워질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어질수록 병은 가까워진다. 나무에서 기질을 배우고, 뿌리에서 가치를 배우며, 잎에서 변화를 배운다. 모르면 모두가 잡초이지만 알고 보면 모두가 아름다운 꽃이다.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을 수 있고, 강물은 강을 떠나야 바다로 갈 수 있다. 나무는 열매로 알려지지 잎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다산 정약용은 행복을 두 가지로 말했다. 열복(熱福)과 청복(淸福)이다. 열복은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행복으로 세속의 성공과 출세이다. 벼슬을 받아 외직에 나가 공을 세우고 열락의 주색을 즐기며, 내직으로 들어와 높은 가마를 타고 권력을 갖는 행복이다.


반면 청복은 사소한 삶에서 찾는 청아한 행복이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자연을 벗하며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 마음이 맑고 깨끗한 행복이다. 세속의 모든 부러움을 버리고 자신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바로 나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지만 열복과 청복,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가는 인생이 많다. 깨달았을 때 실천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가는 길이 반드시 옳은 길은 아니다. 사람에게는 젊은 날 청운의 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황혼의 꿈도 있고 그 꿈 또한 아름답고 소중하다. 행복은 가까이 있다.


 글=박경훈 전 한국감사협회 부회장/전 공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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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칼럼] 자연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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