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올해 늦게 시작된 장마가 앞으로 1주일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장마가 끝나면 바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3일 서울을 포함해 여러 지역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해 첫 열대야는 지난해 8월 4일보다 23일 더 빨리 나타났다. 장마가 끝나는 20일부터 '열돔 현상'이 나타나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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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올여름 더위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2018년에 버금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사진=픽사베이

 

기상청은 “18일과 19일 전국에 한 차례 더 비가 내린 뒤 장마가 사실상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겠다”고 13일 밝혔다. 올여름 더위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지난 2018년에 버금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특히 서울 송월동 관측소 기준 올해 첫 열대야는 지난해 8월 4일 첫 열대야보다 23일 빠르게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올해 첫 열대야는 최근 낮 기온이 30도 이상으로 유지되면서 따뜻한 공기가 축적된 가운데 밤 사이 흐린 날씨를 보이면서 낮에 오른 기온이 내려가지 못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밤 사이 뜨거운 수증기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유입되느냐'인데 열대야가 나타나기 위한 조건의 핵심이라고 설명하면서 리나라 남서쪽에 위치한 남부내륙을 비롯해 남쪽해상에서 오는 수증기와 뜨거운 열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올해 장마는 늦게 시작해 빨리 끝날 것으로 보인다. 올 장마는 지난 3일 중부와 남부·제주에서 동시에 시작했다. 지난달 말까지 한반도 상공에 버티고 있던 찬 공기가 장마전선의 북상(北上)을 막으면서 열흘가량 늦게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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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밤섬 생태ㆍ경관보전지역이 장마로 인해 잠긴 모습 사진출처=서울시청

 

7월에 장마가 시작된 것은 1982년 이후 39년 만이다. 하지만 지난주 후반부터 한반도 주변에 있는 저기압이 장마전선을 동서로 갈라 놓으면서 비구름이 형성되지 않아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 지역별로 국지성 소나기만 내리고 있다.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고온 다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12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서울은 12일 밤 최저기온이 26.3도를 기록해 올해 첫 열대야(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상태)가 나타났다. 작년(8월 4일)보다 23일 앞선 것이다. 


기상청은 낮 최고기온이 32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지다 20일쯤부터 한층 강한 폭염이 몰려올 것으로 전망했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heat dome)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장마전선은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두 갈래로 나뉘어 하나는 일본 남쪽에 걸쳐 있고, 하나는 중국에 폭우를 뿌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마전선의 영향권에서 비켜나 연일 낮에는 푹푹 찌는 더위,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낮 기온이 32도 넘게 상승하고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날씨가 이번 주 내내 계속되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지각 장마’가 20일 전후로 끝나면 지난 1973년 6일간의 장마와 2018년 중부 16일, 남부 14일의 장마기간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짧은 장마가 된다. 보통 장마기간이 31~32일 이어진 평년의 절반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와 시기에 따라 장마의 종료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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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현상(자료출처=폭염연구센터)

 

장마가 끝나면 ‘열돔’ 현상이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폭염이 찾아올 전망이다. 열돔은 더운 고기압이 대기 중에 자리 잡은 채 지표면 부근의 열기를 가두는 현상이다. 낮 동안 내리쬔 햇볕으로 달궈진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내리 누르는, 일종의 압력솥 같은 역할을 고기압이 하는 것이다.


열돔 현상은 올해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에 기록적인 폭염을 일으킨 원인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화한 탓에 열돔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캘리포니아주(州) 등 미국 북서부는 최고 5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정전과 산불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평년보다 7~10도 높은 더위에 700명 넘게 사망했다. 밴쿠버 해변에서는 홍합과 굴 등 조개류가 뜨거운 햇볕 아래 그대로 익어 폐사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2018년 한반도를 덮친 사상 최악의 폭염도 열돔 때문이었다. 당시 장마가 16일 만에 짧게 끝난 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강력하게 발달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당시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31.4일로 역대 최다였다. 올해도 기압계 배치가 2018년과 비슷하다. 한반도에 열돔을 형성할 수 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 등 더운 공기 덩어리가 평년에 비해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열돔 현상이 2018년처럼 장기간 지속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예년보다 강한 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전력 수급이나 온열 질환 등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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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짧아지고 '열돔현상' 폭염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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