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달러를 매입하려면 한화를 2000원 이상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만큼 원화 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13일 미국 캘리포니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LA LAX공항 내부 환전소에서 교민들이 달러를 구입할 때 환율이 1700~2100원대를 기록 중이다. 미국 현지에서 원화 가치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고환율 현상은 최근 달러 강세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장기간 고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했고, 반면 원화는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공식 원달러 시세인 1429원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원화가 저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교민들은 원화 가치가 장기간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들고 있는 원화를 대거 들고 공항을 찾았지만 환전소에서 2000원대 이상의 환율을 요구해 울며 겨자 먹기로 환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원화가 평가절하되는 배경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재정정책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장벽을 강화하면서 반도체·자동차·부품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수출 경기의 둔화는 한국의 성장 전망을 낮추고 외국인 자본 유입 기대를 약화시켜 원화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 정부의 셧다운 우려와 관세를 둘러싼 무역마찰 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위험 회피가 강화될 때 투자자들은 달러·미국 국채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한화와 같은 통화는 상대적으로 약세가 된다.
수출 제한, 관세 확대 등 미국·중국 간 보복성 조치가 환율 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자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대중국 초고율 관세를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가 다음 날 “아마 우리가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을 바꿨다.
한편 미국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지금은 달러를 사거나 원화를 송금하기가 너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환전소에서 시세보다 불리한 환율을 적용하는 것은 물론, 아예 원화를 받지 않는 곳도 늘어나고 있어서다.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당 2000원대 환율은 해외 체류자나 유학생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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