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연대해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를 선보인다. ‘카카오톡’이 사실상 독점 중인 메신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찾아올까.
메신저 사업에서 수년간 완벽하게 주도권을 빼앗긴 통신 3사는 머리를 맞대 반격의 카드를 빼 들었다. 최근 문자 메시지는 물론 그룹 채팅과 대용량 파일 전송이 가능한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 ‘채팅+(플러스)’의 3사 연동서비스를 개시했다.
채팅플러스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채택한 차세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휴대폰에 기본 탑재된 문자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에서 그룹 대화, 읽음 확인, 대용량 파일 전송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012년 야심 차게 선보였다 약 3년 만에 서비스를 접은 3사 통합 메신저 서비스인 ‘조인’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이번 채팅플러스는 별도의 설치 없이 문자 메시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곧장 이용할 수 있다.
확장성도 개선됐다. 각 통신사 이용자끼리만 이용할 수 있었던 채팅 서비스를 통신사와 관계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다.
SMS(단문 메시지), MMS(텍스트 및 사진‧영상 전송 가능 메시지) 기능이 모두 가능하다. 또한 한글 최대 2700자, 영문 4000자까지 전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100명 그룹 대화, 최대 100MB(메가바이트) 크기의 대용량 파일도 전송할 수 있다.
역시 관심사는 ‘채팅플러스가 이번엔 카카오톡을 견제할 수 있을까’다. 일단 카카오톡의 개발사인 카카오 측은 채팅플러스의 출범을 예의주시했지만 별다른 대응 방안을 내놓진 않았다. 아직 불완전한 서비스라는 판단에서다. 출범 초기임에도 “당장 판도가 뒤바뀌지 않을 것”이란 업계 의견도 들린다.
통신 3사는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채팅플러스의 기능이 카카오톡보다 새롭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기본적인 메시징 송신 서비스와 더불어 제공되는 송금하기, 선물하기 기능은 이미 카카오톡에서 활성화된 지 오래다. 게다가 통신사 간의 사용제한은 사라졌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에는 제한이 있다.
현재는 삼성전자의 최신형 스마트폰 23종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해외 단말은 물론 애플의 iOS는 지원하지 않는다. 연내 LG 전자 스마트폰까지 제공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지만, PC(웹) 버전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거의 모든 기종의 스마트폰은 물론 PC 버전까지 지원과 연동이 가능한 카카오톡보다 오히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유료화의 여지를 남겨뒀다는 점도 흥행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운다. 통신 3사는 채팅플러스 활성화를 위해 오는 12월 31일까지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이후 요금 체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메신저는 사실상 공짜 서비스’란 인식이 지배적인 국내 시장에서 무리한 유료화 전환은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부족함 속에서도 나름의 희망적인 요소가 있긴 하다. RCS가 채택한 차세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만큼, 향후 글로벌 이동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데이터 부담을 덜어낸 ‘로밍’도 가능하다. 여기에 채팅플러스가 기존 문자 메시지 서비스와 연동이 돼 있는 만큼, 문자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 기업 메시지 서비스, 재난 알림 서비스 등이 보다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
그런데도 채팅플러스의 당면과제는 ‘시장 장악’보다는 챔피언과의 ‘체급 격차 좁히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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