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7년 8월 19일부터 문을 열었던 청와대 국민청원이 9일로 문을 닫는다. 청와대는 국민청원 마지막 답변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하기로 했다면서 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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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청와대 누리집

문 대통령은 영상에서 현재까지 20만 명 이상 동의하신 국민청원에 대해 한꺼번에 답변을 드린다면서 폭발적인 참여와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인 5년 동안 총 111만 건의 청원글이 올라왔고 2억 3천만 명이 청원을 했다면서 그동안 국민청원 게시판을 방문한 국민은 5억 2천만 명에 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권한이 아니어서 답변드리기 어려운 청원도 있었고 다 해결하지 못한 청원도 있었지만, 국민이 어디든 호소할 곳이 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반대 청원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반대 청원 2건 ▲의료민영화 우려 ▲폐양식장 고양이 학대범과 동탄 길고양이 학대범에 대해 강력 처벌 요구 등  2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마지막 답변을 남겼다.


먼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아직은 원론적으로 답할 수밖에 없겠다. 청원인과 같은 의견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 반면에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서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반대 청원에 대해서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느껴진다"면서도 "차기 정부가 꼭 고집한다면, 물러나는 정부로서는 혼란을 더 키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정부는 무엇보다도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안보 공백과 경호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영상 말미에서 문 대통령은 마지막 답변이라면서 "국민 여러분,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퇴임 이후에도 국민의 성원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답변을 맺었다.


■이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국민청원 답변 원고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마지막 답변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답변만큼은 제가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답변하기가 조심스러운 청원도 있지만 현재까지 20만 명 이상 동의하신 국민청원에 대해 모두 한꺼번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국민청원에 폭발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난 5년 동안 총 111만 건의 청원글이 올라왔고, 2억 3천만 명이 청원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방문하신 국민은 무려 5억 2천만 명에 달합니다.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이웃의 호소에 대한 뜨거운 공감은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문제들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고, 법과 제도 개선의 동력이 되어 우리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아동보호에 대한 국가책임,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 보호 대책,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수술실 CCTV 설치, 경비원 근로환경 개선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진전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정부 권한이 아니어서 답변드리기 어려운 청원도 있었고 다 해결하지 못한 청원도 있었지만, 국민이 어디든 호소할 곳이 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청원은 국민과 정부의 소통 창구로서 우리 정부의 상징이 되었고, 유엔의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2위를 기록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국민 온라인 참여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로 평가받은 것은 우리의 국민청원 제도가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국민청원은 서면으로만 가능했던 청원 제도를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도록 청원법이 60년 만에 전면 개정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국민청원권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어느 정부에서든 국민의 호소에 귀 기울이며 성심껏 답하고 국정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길 기대합니다.


2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답변드리겠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청원이 있었습니다.

정치부패범죄에 대한 관용 없는 처벌의 필요성과 함께 아직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아직은 원론적으로 답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청원인과 같은 의견을 가진 국민들이 많습니다.

반면에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서 판단하겠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는 두 건의 청원이 많은 동의를 얻었습니다.

두 건을 합해 동의 수가 칠십오만 명이 넘습니다.

청원인들은 정부 교체기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불필요한 재정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충분한 논의와 준비 없이 추진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청원 내용에 공감합니다.

원래 공약했던 광화문 이전이 어렵다면, 그런데도 많은 비용을 들여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꼭 이전해야 하는 것인지, 이전한다고 해도 국방부 청사가 가장 적절한 곳인지, 안보가 엄중해지는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장관 공관 등을 연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차기 정부가 꼭 고집한다면, 물러나는 정부로서는 혼란을 더 키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정부는 무엇보다도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안보 공백과 경호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양해를 구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린다면,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곧 물러나게 될 저까지 역대 대통령은 모두 공과과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겠지만 과가 더 많아 보이는 대통령도 있고, 사법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심판받은 대통령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방 이후 우리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평가하자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성공한 나라라는 평가를 세계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청와대도 한때 구중궁궐이라는 말을 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계속해서 ‘개방이 확대되고 열린 청와대로 나아가는 역사’였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청와대 앞길이 개방되었고, 인왕산과 북악산이 전면 개방되었습니다.

또 많은 국민이 청와대 경내를 관람했습니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더 많은 개방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성공의 역사를 단절시키지 않고 축적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토론 없이 밀어붙이면서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하니 무척 모순적이라고 느껴집니다.

다음은, 의료민영화를 우려하여 제주 영리병원 국가 매수를 요청하는 청원입니다.


의료민영화의 우려에 대해 공감합니다.

우리나라는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설립이 금지되어 있지만, 일부 특별법에서 외국 영리법인의 외국의료기관 설립을 매우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청원에서 언급하신 병원은 제주특별법에 따라 설립이 허용된 이후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 취소 소송이 진행 중으로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이 어떻게 결론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국가가 매수하는 방안도 아직은 말하기에 이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는 핵심 국정과제로 의료의 영리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추진했습니다.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크게 높였고,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 방역과 치료도 건강보험과 국가 재정으로 전적으로 책임지다시피 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공공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계속 진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다음은, 폐양식장 고양이 학대범과 동탄 길고양이 학대범에 대해 강력 처벌을 요구하신 두 건의 청원에 대해서 답변드리겠습니다.

두 건을 합하여 칠십만 명이 넘는 동의가 있었습니다.


동물보호 청원에 대한 답변이 이번으로 벌써 열다섯 번째입니다.

사회적 관심이 그만큼 높고 법·제도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동물 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청원하신 두 건 모두 학대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된 상황으로 엄정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5년간 우리 정부는 동물 학대 근절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습니다.

농식품부에 동물복지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를 신설했고, ‘동물복지 5개년 종합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동물보호와 복지 정책의 개선을 이뤄왔습니다.

최근에는 「동물보호법」을 31년 만에 전면 개정하여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 의무를 명시했고,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새로운 제도도 담았습니다.

아직도 관행과 문화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습니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길 바랍니다.


마지막 답변입니다.

저를 사랑한다는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신 청원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원인의 말씀처럼 오늘의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유일한 나라로서, 경제력, 군사력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문화, 보건 의료, 외교와 국제협력까지 다방면에서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강국이 됐습니다.

이와 같은 놀라운 국가적 성취는 모두 국민들께서 이룬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히려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언제나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 주셨고, 위기와 고비를 맞이할 때마다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셨습니다.

국민 여러분, 정말 고맙고 사랑합니다.

퇴임 이후에도 국민의 성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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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문 닫는 청와대 국민청원, 문 대통령의 마지막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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