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추진 중인 ‘감사의 정원’ 사업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는 6·25전쟁 당시 22개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뜻을 담아 광화문 광장에 상징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지상에는 7m 높이의 화강암 기둥 22개가 세워지고, 지하에는 참전국과 소통할 수 있는 전시·교류 공간이 마련된다.
   
사업비는 약 500억 원 규모로, 서울시는 “전쟁 참전국에 대한 예우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6일 민족문제연구소를 비롯한 200여 개 역사·시민단체는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참전국을 기억하는 사업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광화문 광장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 공간으로, 특정 정치인의 치적 쌓기나 외국 군대를 기리는 장소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전국에 70곳 이상의 참전 기념 시설이 있다”며 중복성과 역사적 정체성 훼손 우려를 제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세종대왕 동상과 세종문화회관, 조선어학회 기념탑이 자리한 공간 한가운데 500억 원짜리 조형물을 세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역시 “촛불항쟁의 성지인 광화문 광장은 민주주의 정신을 상징해야 한다”며 “전쟁 기념물이 들어서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울시는 사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뜻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시민과 외국인 방문객이 함께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서울의 역사성과 현대적 의미를 조화시키는 새로운 상징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임종국 서울시의원은 “시의회에서 제동을 걸려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내년 지방선거 이후 사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은 “참전국의 희생을 기리는 것은 당연한 국가적 책무”라며 사업 추진을 지지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광화문 광장의 성격을 둘러싼 시각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쪽은 참전국을 기리는 국제적 공간 조성을 강조하고, 다른 한쪽은 광화문이 민주주의와 역사적 상징성을 지켜야 할 장소라고 본다.
   
향후 서울시가 어떻게 시민사회와의 갈등을 조율하며 사업을 이어갈지, 그리고 ‘감사의 정원’이 서울의 새로운 상징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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