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산 수산물 소비 촉진을 내세워 추진 중인 ‘대한민국 수산대전’ 예산이 쿠팡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민 소득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투입된 총 예산 2,259억6,100만 원 중 약 73%인 1,648억5,500만 원이 상위 10개 유통업체에 지원됐다. 이마트(383억 원), 롯데마트(234억 원), 홈플러스(212억 원), GS리테일(126억 원), 쿠팡(98억 원) 등이 주요 수혜자였다.
참여 업체가 총 45곳임을 감안하면 상위 20%의 대형 유통사가 전체 예산의 4분의 3을 가져간 셈이다.
해양수산부는 “유통업체를 통해 정부가 할인분을 보전해주는 구조로, 최종 소비자가 혜택을 본다”고 해명했지만, 국회와 감사원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농식품부의 유사한 농축산물 할인지원 사업을 감사하며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유통업체에 귀속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업체가 행사 직전 가격을 인상한 뒤 ‘할인 행사’로 포장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임호선 의원은 “해수부가 혈세 수백억 원을 투입해 사실상 대형 유통업체의 매출을 지원하고 있다”며 “쿠팡·이마트 등 소수 기업에 예산이 집중되면, 중소 수산시장과 어민은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형마트와 플랫폼의 독과점이 강화될수록 수산물 가격이 왜곡되고,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지역 수산시장과 협동조합 등에도 예산이 골고루 배분되도록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역시 “단기 할인행사 중심의 방식으로는 어민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형 유통망 중심 구조를 벗어나, 산지 직거래·지역 유통망과 연계된 순환형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산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겠다던 정부의 ‘수산대전’은 대형 유통사의 매출 확대에 더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쿠팡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 중심의 지원 체계가 지속된다면, 소비자 혜택은 줄고 어민은 더 멀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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