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제도가 ‘과다 이용자 통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사이, 정작 의료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매년 수십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의료안전망이 오히려 건강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의료급여 수급자 155만9,922명 중 외래 진료를 전혀 이용하지 않은 미이용자가 10만9,777명(7.0%), 연 1~12회만 이용한 저이용자가 36만8,551명(23.6%)으로, 전체의 약 3분의 1(47만8,328명, 30.6%)이 의료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2020년 40%에서 2024년 52.3%로 급증하며, 고령층이 과소 이용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급여 수급자의 평균 외래 이용일수는 연 36.7일(보건복지부, 2023)이지만, 과소 이용자는 그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과소 의료이용자에 대한 정의나 관리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았고, 전수 실태조사도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병훈 의원은 “정부의 의료급여 관리가 재정 누수 방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의료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방치되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많이 쓰는 사람을 통제했지만, 이제는 전혀 못 쓰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의 기본은 지출 통제가 아니라, 도움이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의료 접근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의료급여 제도를 진정한 사회안전망으로 되살리려면 과소 이용자 관리체계를 국가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병훈 의원은 1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과소 의료이용자 공식 정의 마련 △전국 단위 전수조사 및 시범사업 추진 △고령층·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방문의료 및 사례관리 체계 구축 등을 2026년도 예산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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