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간 이어진 공무원법상 '공무원의 복종 의무'가 사라진다.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공무원법 및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
인사혁신처가 내놓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따라, 해당 규정은 ‘상관의 지휘·감독에 따를 의무’로 재정립되고, 공무원이 부당한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까지 명문화됐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은 “공직사회의 수직적 문화를 뒤흔드는 역사적 개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공노는 이번 개정안이 2023년 행정부교섭 단체협약 제20조의 실질적 이행 성과라고 평가했다. 당시 협약에는 “공무원의 의무 관련 용어의 적정성 연구·검토”가 명시돼 ‘복종 의무’ 개정 가능성이 처음 공식화된 바 있다. 국공노는 “협약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법률 개정으로 실현된 것은 큰 의미”라고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공무원이 상관의 지시·감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권리, 부당한 명령이라 판단될 때 정당하게 거부할 권리가 포함됐다. 국공노는 “그간 ‘상명하복’으로 굳어졌던 공직문화에 균열을 내는 조치”라며 “공무원을 수동적 집행자가 아닌 책임 있는 행정 주체로 인정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의 일·삶 균형을 고려한 제도 개선도 담겼다. 육아휴직 대상 자녀 나이를 만 8세에서 12세로 상향하고, 난임 치료 휴직을 신설했다. 또 스토킹·음란물 유포 등 성 관련 비위 징계 시효는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대폭 늘렸으며, 피해자에 대한 통보 의무도 강화했다. 국공노는 이를 “공직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진전”으로 평가했다.
국공노는 “공직사회는 더 이상 위계와 복종이 아닌 책임·윤리·민주성 위에 서야 한다”며 “앞으로도 공무원의 인권·권리 확대, 공정한 징계·감독 체계 확립,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법 개정의 취지가 현장에서 퇴색하지 않도록 시행령 정비, 교육·지침 개편, 조직문화 개선 로드맵 수립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공노는 “이번 개정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도록 감시와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공노는 성명 끝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사회가 강한 오른손만 갖춘 조직이 아니라 약자를 보듬는 ‘왼손’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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