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부실 뒤 회계 공백까지 노출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피스에 투자한 ‘트리아논 펀드’의 사실상 전액 손실을 공식화한 이지스자산운용이 또 한 번의 충격 공시를 내놨다. 한 차례 손실 정리를 마친 뒤에도 부채비율 120%,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511억 원 규모의 미인식 손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회사 전체의 재무 건전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위기는 단순 투자 실패 수준을 넘어 그룹 구조 전체의 시스템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 3분기 순손실만 252억… 실적 급전직하
이지스자산운용의 2025년 3분기 실적은 사실상 ‘충격’ 그 자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요 펀드 손실이 겹치며 3분기 영업손실은 174억 원, 당기순손실은 252억 원으로 집계됐다.
트리아논 펀드를 포함한 해외·국내 고유재산 투자 실패가 종속회사 손실 확대를 불러오며 연결 실적 전체를 갉아먹은 결과다.
■ 운용사로선 이례적… 부채비율 120% 돌파
자산운용사는 원칙적으로 차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다. 그러나 이지스는 고유재산 투자 확대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키며 **부채비율이 120.36%**로 치솟았다.
자기자본을 초과한 부채 구조는 운용사로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고금리·부동산 가치 하락 국면에서 이 같은 레버리지는 곧 유동성 리스크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숨겨진 ‘잠재 부실’… 미인식손실 511억
무엇보다 시장의 시선을 사로잡은 대목은 회계장부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미인식손실이 511억 원 규모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분기보고서 내 ‘관계기업투자’ 주석(7·9·10·11번)을 종합하면, 지분법 적용 중지 이후 쌓여온 미인식손실이 511억 3천만 원으로 명시돼 있다.
국제회계기준(IFRS)은 지분법 투자자산의 장부가액이 0원이 되면 이후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회사의 순이익이 실제보다 높아 보이는 이른바 ‘회계 공백’이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추가 침체할 경우, 이 500억대 잠재 부실이 한 번에 손상차손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 “29조 운용사” 외형의 착시… 구조적 악순환 드러나
29조 원을 굴리는 대형 운용사라는 외형 뒤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은 트리아논 펀드 손실 → 차입 확대 → 자산가치 하락 → 잠재부실 누적이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실적 악화와 숨겨진 잠재 부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이지스자산운용의 재무 안정성 문제는 단순 회사 차원을 넘어 국내 부동산 운용업계 전반의 재편을 촉발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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