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F 유동성 압박 속 자산 유동화 가속화
롯데건설이 경기도 남양주 퇴계원에 보유 중인 대규모 군부지, 이른바 ‘사드 대체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지는 과거 국방부가 사드 배치를 위해 롯데가 보유한 성주 골프장을 제공받는 대신 넘겨준 땅으로, 그간 업계에서는 수도권 개발 잠재력이 높은 핵심 부지로 평가돼 왔다.
최근 매수 측과의 접촉이 포착되면서 부지 가치가 약 2,0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롯데건설은 “매각이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PF 시장 경색과 유동성 압박을 고려한 실질적 매각 준비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퇴계원 부지는 서울 접근성이 좋고 주거·상업 복합개발이 가능한 규모여서 디벨로퍼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아왔다. 다만 군부지 특성상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실제 개발까지의 기간이 길 것으로 예상돼 롯데 내부에서도 활용 방안이 오랫동안 논의돼 왔다. 하지만 최근 건설 시장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이 부지는 사실상 ‘현금화가 가능한 가장 큰 유휴자산’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롯데건설이 본격적으로 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악화된 재무 여건이 자리한다.
미분양은 2021년 0세대에서 2024년 5,583세대까지 불어났고, 2025년 3월 기준 당해 판매율은 26%에 그치며 분양대금 회수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이는 영업현금흐름 악화로 직결돼 건설업 본업의 수익성이 급격히 낮아졌다.
2025년 1분기 롯데건설의 영업이익은 38억 원에 불과해 매출 규모 대비 수익성이 크게 후퇴한 모습이었다.
PF 리스크는 더 큰 부담 요인이다. 롯데건설이 보유한 PF 관련 위험 노출액은 총 12조 9,515억 원으로, 이 중 연대보증만 3조 6,595억 원에 이른다. 다수 사업장이 시장 침체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행사 부실 시 롯데건설이 직접 보증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홈플러스의 회생 신청이 겹치며 불안은 더 커졌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 점포 기반 PF에 후순위 보증을 제공해 왔는데, 회생 과정에서 임대료 미납이나 영업 중단이 발생할 경우 PF 차입금의 기한이익 상실, 자산 경매 등으로 이어져 롯데건설의 자금보충 의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외부 충격이 동시에 몰리자 롯데건설은 본사 부지, 유휴부지, 지분 자산 등을 포함한 전사적 유동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최근 이사회에서 7,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승인했고, 연말과 내년 초에도 추가 발행을 준비하는 등 자본 확충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계열사인 호텔롯데·롯데물산이 보증을 서는 구조로, 그룹 차원의 지원이 가세되면 단기 유동성은 일정 수준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형사조차 유휴부지 매각에 나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퇴계원 군부지 매각 논의는 단순한 비핵심 자산 처분이 아니라, 미분양 확대·PF 부실 위험·유통 대기업 회생이라는 삼중 악재 속에서 건설사들이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견 이하 건설사들은 계열사 지원이 부족해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롯데건설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매각 방향은 정해졌고, 조건 조율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업황에서 퇴계원 부지 매각은 롯데건설의 재무 안정성을 가늠하는 핵심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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