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입임대 2채 값이면 공공아파트 3채 건설 가능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 연말까지 수도권에 임대주택 30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매입임대주택이 ‘혈세 낭비형 고가매입’이라는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청년·신혼부부용 매입임대 1917호, 영구임대·통합공공임대 등 건설임대 1092호가 공급될 예정이다.
■ “민간 신축 고가 매입”… 반복되는 ‘거품 논란’
매입임대는 민간 건설업자가 지은 신축 건물을 LH가 통째로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토지비·건축비 등 모든 비용이 민간이 책정한 가격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거품을 덧씌운 매입’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역시 “세금이 아니라 내 돈이었다면 이 가격에 살 수 있겠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LH는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을 호당 3억5000만원에 매입, 인근 시세보다 약 6000만원 비싸게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 매입임대 2채 값 > 공공아파트 3채 건설비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25평형 공공아파트 한 채 분양원가는 약 4억70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동일 면적의 신축 매입임대 한 채 가격은 7억8000만원에 달했다.
즉, 매입임대 2채 매입비가 직접 공공아파트 3채를 지을 수 있는 비용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LH는 지난 5년간 총 21조원을 들여 매입임대를 대규모로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LH의 대량 매입은 시장 유동성을 키워 매매가격 상승 압력을 만드는 구조”라며 “결국 정부 예산이 땅값 올리기에 동원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자산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불평등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매입임대 중단하고 직접 지어라”… 장기공공주택 확대 요구
정부는 최근 공공택지와 국유재산 매각을 중단하며 직접 공급 중심의 공공주택 확대 기조를 밝힌 상태다. 이에 따라 정책 전문가들은 “LH가 보유한 개발 특권을 활용해 장기공공주택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다.
특히 영구임대·50년 임대·국민임대·장기전세 등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장기형 공공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크다. 최근 도입된 통합공공임대는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 최장 30년까지 거주를 보장하는 제도지만, 규모 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 법으로 준 ‘3대 특권’… 그러나 직접 건설은 뒷전
LH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 공급을 전제로 ▲토지 강제수용권 ▲용도지역 변경권 ▲독점 개발권이라는 ‘3대 특권’을 법으로 부여받은 기관이다. 그럼에도 직접 공공주택을 짓는 본연의 역할보다 매입임대에 치중해 왔다는 비판이 거세다.
전문가들은 “LH는 매입임대사업을 즉각 중단하고, 저렴하면서도 장기 거주가 가능한 ‘진짜 공공주택’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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