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오너 3세 전병우 전무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그가 10대 시절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해 온 승계 과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비상장 개인회사를 앞세운 ‘합병 기반 승계’ 방식으로 사실상 무자본에 가까운 지주사 지분을 확보한 만큼,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전 전무가 삼양식품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의 2대 주주(지분 24.2%)로 올라선 배경은, 만 13세에 설립한 개인회사에서 출발한다. 오너 일가가 절대 지분을 쥔 비상장 지주사 구조 속에서, 전 전무는 미성년 시절부터 개인회사를 세우고 이를 지주사와의 합병에 활용해 지배력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전 전무가 100% 지분을 보유했던 비상장사 ‘아이스엑스’를 2022년 삼양라운드스퀘어가 흡수 합병하면서, 별도 비용 부담 없이 단숨에 지분 24.2%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매출 규모가 8배 이상 차이 나는 두 비상장사의 합병이었지만, 비상장사인 탓에 기업가치 산정의 투명성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 정부 상법개정안도 ‘비상장사 승계’는 손 못 대
정부는 내년부터 자사주 의무 소각 등 승계 투명성 강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삼양라운드스퀘어처럼 비상장 지주사를 앞세운 승계에는 사실상 무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자사주만 27.9% 보유하고 있는데, 비상장사 특성상 자사주 소각이 이뤄져도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되레 높아지는 구조다. 김정수 부회장(32.0%), 전병우 전무(24.2%), 전인장 명예회장(15.9%) 등 오너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가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10대 시절부터 ‘수십억 시세차익’… 도덕성 논란 확산
전 전무가 승계 기반을 다지는 과정에서 미성년자 신분으로 수십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점도 논란을 키운다.
그는 2009년 삼양식품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장외 매수한 뒤, 이를 본인이 100% 지분을 가진 비글스(아이스엑스의 전신)에 매도했다. 비글스는 2011년 상한가에 오른 삼양식품 주식을 장내 매도하며 약 40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전 전무의 나이는 만 15세였다.
만약 이러한 거래가 현 정부의 규제 체계 아래에서 이뤄졌다면, 내부정보 이용 혹은 단기매매 이익 규제 위반 소지가 크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 금융당국 견제 강화 가능성… 국민연금도 변수
삼양식품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9.59%)도 변수로 떠오른다. 국민연금은 최근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해 의결권 행사 폭을 넓혔다. 과거 김정수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진 전례를 감안하면, 승계와 관련된 의결권 견제 강도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 전무가 최대주주로 올라서기 위해선 향후 김 부회장·전 명예회장 등으로부터 증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막대한 증여세 부담과 일부 사업의 부진, 경영 성과 검증 등이 남아 있어 승계 과정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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