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진단 시안 공개 이후 ‘구조조정 신호’ 논란…지역대학 현실 반영 못 했다는 비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대와 지방 국립대 간 재정 지원 격차를 언급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사립대 재정 관리와 사학진흥기금 운용 구조, 그리고 재정진단 기준을 둘러싼 대학 현장의 반발까지 맞물리며 대학 재정 전반의 배분 원칙과 책임 구조가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은 교육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서울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 간 재정 지원 규모를 비교하며, 학생 수 차이에 비해 재정 지원 격차가 과도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사립대 재정 관리의 중심에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있다.
재단은 사립대 재정 진단과 구조개선, 재정 지원, 외부회계감사 감리까지 사학 재정 전반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운용되는 사학진흥기금은 자체 재원뿐 아니라 공공자금관리기금과 주택도시기금 등 정부 기금을 차입해 조성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사립대 재정 역시 공공 재정과 직접 연결된 영역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처럼 공공자금이 결합된 구조임에도, 기금 운용과 관리 체계가 충분히 투명하고 설명 가능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반복돼 왔다는 점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올해 초 사립대 재정진단 기준을 둘러싼 논란으로 다시 표면화됐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2025년 2월 ‘사립대학 재정진단 편람’ 시안을 공개했다. 이 편람은 향후 사립대 재정 건전성 평가와 정부 재정지원 여부, 구조개선 판단에 활용될 수 있는 사실상 기준 문서다.
시안 공개 직후부터 대학 현장에서는 우려가 제기됐다. 재학생 충원율과 재정 수지 등 정량 지표 중심의 기준이 대학의 규모, 설립 목적,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 지역 사립대학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재정 지원 축소와 구조조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 회의와 교육계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사학진흥재단의 의견수렴 절차가 이어졌지만, 대학노조는 현장 우려가 기준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국대학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사립대학 재정진단 편람’ 시안의 전면 재검토 또는 폐기를 촉구했다.
대학노조는 해당 기준이 수도권 대형 대학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크며, 결과적으로 지역대학을 더욱 불리한 구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사학진흥재단은 사학진흥기금 운용이 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교육부·감사원·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제도의 합법성을 확인하는 데 그칠 뿐, 왜 같은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반복돼 왔는지, 차입·재대여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리스크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부실 발생 시 책임이 어디로 귀속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되지는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등교육 재정은 더 이상 개별 대학의 문제가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재정 배분 구조는 대학의 생존과 지역 균형 발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통령이 지적한 서울대 재정 지적에서 사학 기금 운용 논란, 재정진단 기준을 둘러싼 현장 반발까지 이어진 이번 흐름은 대학 재정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본지는 이에 대해 사학진흥재단측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BEST 뉴스
-
강남 똑똑플란트치과, 결국 터질게 터졌다 …노동부 특별감독 착수
서울 강남구 대형 임플란트 전문 치과인 똑똑플란트치과에서 수년간 비정상적인 근로 관행과 직장 내 괴롭힘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확산되며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이번 사안은 입사 이틀 만에 퇴사한 직원에게 18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이 발송되면서 시작됐다. 해당 사실이 온라... -
'반성문 강요·3시간 대기·사후관리 실종'…논란 확산하는 똑똑플란트치과
강남의 한 치과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직원들에게 수백 줄짜리 반성문 작성, 면벽 서기, 고성·욕설이 반복됐다는 내부 제보가 불거져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환자들의 시술 불편·사후관리 부재·비용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며 파문이 다시 커지고 있다. ... -
“시대인재” 저작권 무단 사용…문저협 가처분·형사 고소 강행
국내 최대 문학·예술 저작권 관리 단체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문저협)가 대치동 대형 입시학원 ‘시대인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형사 고소 절차에 들어갔다. '교육 목적을 명분으로 참고서·문학 지문을 무단 발췌하고 출처를 누락하는 사교육 시장 관행을 더는 ... -
장경태 ‘성추행 공작’ 논란…모자이크 해제 영상 공개되며 공방 격화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을 둘러싼 이른바 ‘성추행 의혹 영상’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온라인을 통해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은 원본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공방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약 1년 전 촬영된 술자리 장면으로, 일부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 -
‘매우 혼잡’ 대한항공 라운지…아시아나 승객까지 쓴다고?
#. 16일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인천에서 시드니로 떠난 대한항공 고객은 이날 대한항공 앱에서 2터미널 라운지 혼잡 정도를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다. 2터미널에 있는 3개의 대한항공 라운지가 전부 빨간색으로 표기되며 ‘매우 혼잡’이라고 경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새롭게 연 ... -
[단독] “이런 양아치는 본적도 없다” 62~68만원에 팔고 102~153만원 내라는 여행사
하나투어 CI [하나투어 제공]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가 과도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구설수에 휘말렸다. 기존에 결제한 요금의 2~3배 가량을 요구하자 누리꾼들은 “해도 너무한다”며 하나투어를 비판하고 있다. 기업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