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과수 정밀검사 의뢰…감기약 복용 가능성도
- 1명 사망·14명 부상…고령·약물 운전 논란 재점화
서울 종로구 종각역 앞에서 발생한 급가속 추정 교통사고와 관련해 70대 후반 택시기사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사고로 보행자 1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일 퇴근 시간대 종각역 인근에서 3중 추돌 사고를 일으켜 사망자를 낸 택시기사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체포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고 직후 실시한 약물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처방약 복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감기약이나 진통제 복용만으로도 간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사고는 2일 오후 6시 7분쯤 발생했다. A씨가 몰던 전기차 택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급가속을 하며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횡단보도 신호등 기둥을 충격하고, 다시 다른 승용차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이 택시에 치였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 보행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보행자 5명, 택시 승객 3명, 승용차 탑승자 5명 등 13명이 다쳤으며, A씨까지 포함하면 부상자는 모두 14명이다. 부상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음주 운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감기약이나 신경안정제 등을 복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약물은 경우에 따라 반응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와 약물 운전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택시기사 6만9727명 중 65세 이상은 3만7020명으로 전체의 53%에 달한다.
마약류 투약과 관련된 교통사고는 2023년 5건에서 2024년 18건으로 늘었고, 향정신성 의약품 관련 사고도 같은 기간 19건에서 52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이 운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적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령자에게 무조건 운전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 이동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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