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는 음주운전, 2차는 졸음운전…사망자는 모두 현장 수습 인력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과 견인차 기사가 졸음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의 출발점은 음주운전, 인명 피해를 키운 직접 원인은 졸음운전이었지만, 목숨을 잃은 이들은 모두 현장을 지키던 수습 인력이었다.
4일 전북경찰청과 전북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3분쯤 전북 고창군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고창 나들목 인근에서 잇따른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먼저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이 1차로에 정차해 있었고, 이를 뒤따르던 차량이 들이받으며 1차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다.
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A(55) 경감은 순찰차에서 내려 사고 경위를 조사했고, 견인차 기사와 119구급대원들도 현장에 도착해 차량 견인과 부상자 후송 등 수습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습이 한창이던 현장으로 뒤에서 달려오던 SUV가 그대로 돌진했다. 경찰은 SUV 운전자 B(38)씨가 졸음운전을 하다 1차 사고 현장을 인지하지 못하고 추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2차 사고로 A 경감과 견인차 기사 1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이번 사고로 구급대원 2명과 SUV 운전자 B씨, 동승한 가족 4명, 다른 차량 탑승자 등 총 9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음주운전 차량 운전자와 졸음운전 SUV 운전자 모두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졸음운전으로 2차 사고를 낸 SUV 운전자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1차 사고와 관련한 음주운전 여부와 혈중알코올농도, 사고 당시 차로 통제·후방 경고 조치 등 현장 안전조치가 적절했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음주운전으로 시작된 1차 사고와 졸음운전으로 발생한 2차 사고가 겹치며 피해가 수습 인력에게 집중된 전형적인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례로 평가된다. 야간 고속도로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만큼, 충분한 차로 통제와 감속 유도, 후방 경고 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구조·수습 인력이 반복적으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사망한 A 경감과 견인차 기사에 대해 순직 및 산업재해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한편, 음주·졸음운전 근절과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 대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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