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급등에 편승해 함량을 속인 ‘가짜 금’이 국내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서울 종로 귀금속 상권이 긴장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기존의 은·주석 혼입을 넘어 텅스텐을 섞는 고도화된 수법이 동원돼, 비파괴 검사로도 적발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얼리산업단체총연합회는 최근 종로 귀금속 거리 일대에 긴급 공고문을 게시하고 가짜 금 제보 접수에 착수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한 총판에서 받은 결제금의 순도를 확인한 결과, 의도적으로 약 9%의 이물질이 혼입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만약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녹여 제조·유통했다면 다수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문제의 ‘가짜 금’은 귀금속 세공 공장으로 도매용 순금이 대량 유통되는 과정에서 중량을 늘리기 위해 이물질을 섞은 함량 미달 금을 뜻한다.
감정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이나 주석, 루테늄이 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금과 밀도·성질이 유사한 텅스텐을 활용해 레이저·X선 등 비파괴 검사로는 판별이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완전 용융 후 정밀 분석을 거치지 않으면 적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텅스텐 혼입 가짜 금이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연합회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혜화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유통 경로 전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현재까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된 피해 사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피해 및 책임 소재가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당분간 대량 도매 거래에 대한 검증 강화, 의심 거래 즉시 신고, 필요 시 용융 검사 병행 등 자율 점검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회는 “금테크 열풍 속 신뢰가 흔들리면 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는다”며 “의심 사례는 즉시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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