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역삼동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들어선 대형 복합자산 센터필드 매각을 둘러싸고, 운용사와 핵심 투자자 간 갈등이 전면화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펀드 만기 등을 이유로 매각을 추진하자, 최대 이해관계자인 신세계프라퍼티(대표 임영록)와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제동을 건 것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자회사 캡스톤APAC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2호(캡스톤)를 통해 이지스가 운용하는 이지스210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이지스210호)에 자기자본을 포함해 총 5,548억 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센터필드 지분 48.4%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세계그룹 전체 기준으로는 49.7%에 달한다.
사실상 단일 최대 이해관계자임에도 매각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이 신세계 측 반발의 출발점이다.
센터필드는 단순 오피스가 아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직접 위탁 운영하는 복합몰 ‘더 샵스 앳 센터필드’와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상급 브랜드 ‘조선 팰리스 강남’이 결합된 복합 상업·업무 자산으로, 상권 경쟁력과 운영 시너지를 통해 가치를 꾸준히 키워왔다.
현재 공실률 0%를 유지하며 크래프톤, 아마존코리아 등 글로벌 기업이 입주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여기에 상업시설·호텔에서 발생하는 추가 수익까지 더해져 수익 구조는 다층화돼 있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이지스210호는 센터필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신세계프라퍼티에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센터필드의 연간 배당금 규모를 약 300억 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이는 단기 시세차익보다 반복적 현금흐름의 가치가 크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캡스톤의 순이익은 518억 원으로, 신세계프라퍼티 전체 순이익의 약 65%를 차지했다. 자산 가치도 상승세다. 신세계프라퍼티가 보유한 센터필드 지분의 공정가액은 2022년 말 7,085억 원에서 2024년 말 7,428억 원으로 늘었다.
이런 배경에서 임영록 대표가 매각에 반대하는 것은 자연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대표는 2013년 말 신세계프라퍼티 출범과 함께 사내이사로 합류해 2016년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지속가능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다. 센터필드를 단기 엑시트 대상이 아니라 회사 재무를 떠받치는 핵심 수익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분명하다.
반면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만기 도래와 회수 필요성을 앞세운다. 그러나 핵심 투자자들이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매각을 강행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운용 판단인지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운용사의 권한 행사와 LP 신뢰 관리의 경계가 시험대에 오른 사례로 본다. 매각 강행 시 운용사 교체 요구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결국 센터필드 매각 논란의 본질은 명확하다. 안정적인 수익과 상승하는 자산 가치를 지닌 코어 자산을, ‘만기’라는 형식 논리만으로 서둘러 팔아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이번 충돌은 이지스자산운용의 판단을 넘어, 국내 부동산 사모펀드 시장 전반의 신뢰와 운용 윤리를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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