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의 픽업 계보는 2002년 ‘무쏘 스포츠’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24년이 흘러 2026년, 이름을 다시 꺼내 든 신형 무쏘는 단순한 계승이 아니라 ‘생활형 픽업’으로의 변신을 내세운다.
서울 영등포에서 경기 파주까지 왕복 약 120km. 도심 정체와 자유로 고속 구간, 눈발이 흩날리는 노면까지 겹친 조건에서 신형 무쏘 가솔린과 디젤 두 모델을 번갈아 몰았다. 이번 시승의 관전 포인트는 하나였다. “픽업으로 돌아온 무쏘가 과연 일상 속으로 들어올 수 있을까.”
첫인상은 ‘정통 오프로드’
전면부는 굵은 DRL과 5개의 키네틱 라이팅 블록으로 구성된 수평형 LED 램프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스퀘어 타입 범퍼와 큼직한 그릴은 ‘정통 픽업’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측면은 볼륨감 있는 펜더와 캐릭터 라인이 역동성을 강조하고, 후면은 대형 KGM 레터링과 풀 LED 리어램프가 묵직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디자인만 보면 험로를 향해 달려가야 할 차처럼 보인다. 그러나 운전대를 잡는 순간 인상은 달라졌다.
가솔린, “SUV처럼 부드럽다”
가솔린 2.0 터보(217마력, 38.7kg·m)는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의외로 정숙했다. 시동 직후의 진동이 크지 않고, 저속 구간에서의 반응도 부드럽다. 픽업 특유의 ‘덜컹거림’을 예상했다면 빗나간다. 차체는 크지만 운전 감각은 SUV에 가깝다.
영등포 도심 정체 구간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지만 피로감이 크지 않았다. 가속 페달은 예민하지 않고, 브레이크 답력도 일정하다. 차폭은 넓지만 시야 확보가 좋아 초행길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3D 어라운드 뷰와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CSV)는 체감 효과가 분명했다. 눈발이 흩날리는 자유로 램프 구간에서 차체 주변과 하부 지형을 화면으로 확인하니 심리적 안정감이 컸다.
눈길에서 차동기어 잠금장치(LD)를 작동하자, 미끄러지려던 뒷바퀴가 곧장 구동력을 되찾았다. 험로 탈출 기능이 단순 홍보 문구는 아니라는 점을 체감했다.
고속 구간에서 차선 유지 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를 켜봤다. 개입은 과하지 않았다. 급격히 핸들을 틀거나 제동하지 않고, 운전자의 흐름을 보조하는 수준이다. ‘주도권은 운전자에게 있다’는 느낌이 유지됐다.
가솔린 모델은 정숙성과 승차감, 일상 적합성 면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였다. 출퇴근과 레저를 함께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더 가까운 성향이다.
디젤, “짐 싣고 멀리 가는 차”
복귀 길에는 디젤 2.2 LET(202마력, 45.0kg·m) 모델로 바꿔 탔다. 출발은 묵직하다. 그러나 속도가 붙으면 인상이 달라진다. 중속 이후 재가속에서 토크가 단단하게 밀어준다. 엔진 회전수를 높이지 않아도 차체가 여유 있게 앞으로 나간다.
적재를 가정한 상태나 장거리 주행에서 강점이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언덕길과 추월 가속에서도 답답함이 적다. 저속 구동력도 탄탄해 눈길에서의 안정감이 인상적이었다.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IACC)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연계돼 정차 후 재출발까지 지원한다. 다만 반자율 기능을 쓰는 동안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간격이 다소 좁게 느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즉각 제동을 대비해 발을 두고 있기에는 여유가 크지 않았다.
“작업차보다 레저형”
프레임 바디 특유의 통통 튀는 승차감은 상당 부분 억제됐다. 과속방지턱과 노면 이음새를 넘을 때 충격이 한 번 더 걸러지는 느낌이다. 가족 동승을 전제로 한 주행도 크게 무리 없어 보였다.
실내는 상용차 분위기를 벗어났다.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반응 속도는 무난하고, 메뉴 구조도 복잡하지 않다. 적재함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캠핑 장비와 작업 도구를 동시에 싣기에 충분하다.
직접 몰아본 결과 성격은 분명하다. '도심 위주·정숙성 중시라면 가솔린' '적재·견인·장거리 운행이 많다면 디젤'이다.
신형 무쏘는 픽업이면서도 일상 주행의 문턱을 낮췄다. 거친 ‘현장용 트럭’에서 벗어나, 생업과 레저를 함께 겨냥한 다목적 모델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국내 픽업 시장 재도전에 나선 KG모빌리티의 승부수. 눈발 속 120km를 달린 뒤 남은 인상은 분명했다. “이번 무쏘는, 생각보다 일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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