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불법도박 시장이 96조원 규모로 팽창한 가운데, 청소년 도박 문제에 대한 예방·치유·금융차단을 아우르는 통합 대응 필요성이 제기됐다.
25일 서울특별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청소년 도박중독 문제 대응과 회복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는 시의회와 서울시, 교육청, 관계기관, 전문가, 학부모 등이 참석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한국게이밍관광전문인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참석자들은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불법 도박 노출이 일상화되면서 기존 단속·처벌 중심 정책의 한계가 분명해졌다고 진단했다.
김영옥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청소년 도박은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적 재난”이라며 “예방부터 조기 발견, 치유·회복까지 이어지는 통합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식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은 국내 불법도박 시장 규모가 약 96조원에 달하고, 이 중 70% 이상이 온라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소년 도박 경험률은 약 4%”라며 “스마트폰이 불법 도박장의 입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교육청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시의회·서울시와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고,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관계기관 협력 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조호연 도박없는학교 교장은 불법 도박의 ‘자금줄 차단’을 핵심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불법 도박 계좌를 신속히 차단하면 청소년 유입 자체를 줄일 수 있다”며 금융기관과 수사기관의 연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예방 교육의 한계, 상담·치유 체계의 분절성, 불법 사이트 차단 지연 문제 등이 잇따라 제기됐다.
임정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수석상담사는 “청소년 도박은 채무·범죄·정신건강 문제가 얽힌 복합 위기”라며 “어느 기관에서 발견되든 동일한 경로로 연결되는 원스톱 통합 체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부모 증언도 눈길을 끌었다. 유교찬 학부모 대표는 자녀의 도박 중독과 2차 피해 경험을 증언하며 “체계가 느리면 가정이 먼저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상담과 치료, 수사와 차단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현장의 고통은 반복된다”며 “대통령 직속 아젠다로 격상해 범정부 차원의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이충기 경희대 교수는 “청소년 도박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할 구조적 위기”라며 “자금 차단, 플랫폼 책임, 치유·회복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번 토론회는 청소년 도박 문제를 ‘가정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 대응 과제’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 속에서 은밀하게 번지는 중독과의 전쟁—서울시의회에서 울린 이날의 경고가 제도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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