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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실판 더 글로리” 지역 구조속에서 커진 ‘거창 B초교 학폭 논란’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6.03.0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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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부모 7명 결속, 학교·교육청 ‘중립’ , 경찰 불송치까지…아이 보호는 끝내 실종
  • “전학·소송 포기하라” 조건 제시 의혹…1년 넘게 버틴 가족, 지금도 재수사 결과 기다린다

본지는 1차 보도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의 일기장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죽음’ ‘자살’이라는 단어, 그리고 사건이 경남경찰청(상급기관) 재수사로 이어진 경위를 전했다. 

 

2차 보도는 질문을 바꾼다. 왜 보호 체계는 단계마다 흔들렸고, 왜 아이는 1년 넘게 ‘혼자’였고 ,결국 동생까지 전학을 가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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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사건의 출발점은 2024년 여름부터 2025년 초까지, 학부모 7명과 그 자녀들이 피해 가족 4명(부모·자녀 등)을 대상으로 “도시에서 문제를 일으켜 시골로 내려왔다”, “연극 주인공을 떼써서 맡았다” 등 각종 소문을 퍼뜨렸다는 주장이다. 

 

피해 부모는 담임·교장·관련 교사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확인해줬고 녹취도 있다고 주장했다.그런데도 소문은 ‘정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지역의 사실’처럼 굳어졌다는 게 피해 측의 설명이다.

 

2025년 11월경, 해당 소문을 기정사실화한 학부모들이 학교를 압박했고, 12월에는 “학교 조치가 부족하다”며 7명의 학부모가 모여 피해 아동을 멀리하자고 합의하고 그 내용을 학교에 통보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만약 이 ‘합의’가 실제로 작동했다면, 그 순간부터 사건은 아이들의 다툼이 아니라 성인의 결속이 또래 관계를 설계하는 구조적 배제가 된다. 작은 지역 공동체에서 다수 학부모의 결속은 곧 ‘사회적 규칙’이 되고, 그 규칙은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이후 피해 측은 물리적 훼손을 동반한 따돌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도서카드가 가위로 절단되는 등 구체적 정황이 제시됐고, 이후 잘못이 드러나자 가해 의혹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통화하며 사과했다고도 한다. 그런데 사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피해 측에 따르면 사과 약 일주일 뒤 열린 전체 학부모 회의에서 사과가 돌연 번복됐고, 회의는 4시간 동안 피해 가족을 공개 공격하는 장이 됐다.

 

“소송하려면 하라”, “취조하는 자리가 아니다”, “대답할 의무가 있나”, “우리는 그런 말 한 적 없고 들은 사람도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 측은 학교가 ‘은폐’ ‘차별’ ‘가정통신문 발송 거부’ 등으로 사건을 정리하려 했다는 항목이 고소내용에 적혀 있다. 

 

특히 “상처는 덮는 게 낫다”는 취지의 발언, “학교 이미지도 생각해야 한다”는 식의 회유 정황도 보인다.

 

아이의 안전과 회복보다 “확산 방지”와 “이미지 관리”가 앞섰다면, 그 학교는 중립이 아니라 이미 한쪽의 이해에 기대고 있었던 셈이다.


논란은 교육청 단계에서 더 커진다. 피해 측은 교육청 조사 과정에서 전학을 사실상 강요받았다고 주장하고, 피해 아동이 울면서 진술한 핵심 내용이 회의록에서 삭제됐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교육청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이 교육청에 대해 증거보전 명령(압수영장에 준하는 취지로 해석되는 강한 보전 조치)을 내렸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기록 신뢰성 문제는 단순 해프닝이 아니다. 


피해자 측은 교육청 조사관의 발언을 두고도 “피해자 가족에게 악담 수준의 발언을 했다”며 녹취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를 위한다는 미명 하에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가면 150% 망한다” 같은 표현이 거론된다.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하지만, 만약 공적 지위의 조사자가 피해자에게 그런 방식으로 접근했다면, 그것은 조사기관이 ‘보호자’가 아니라 ‘제지자’로 작동한 것이다.


그리고 경찰 단계에서 사건은 ‘절차의 신뢰’ 자체를 흔든다. 피해 측은 고소 이후 6개월가량 사건이 지체됐고, 충분한 증거 검토나 보완 기회가 제한된 채 기습적 불송치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더 논란이 된 대목은 불송치 이후다. 

 

피해 측은 경찰이 자택을 찾아와 “이해해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후에는 “처음부터 불송치 결정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식의 설명까지 나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보호자에 의한 아동학대는 특례법 적용으로 송치가 원칙이지만, 이번 사건은 보호자가 아닌 자에 의한 아동학대라 송치하지 않아도 되는 사건으로 확인됐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재수사 중”이라고도 했다.

 

결국 지금 이 사건은 상급기관에서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는 단계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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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아동의 진단서

 

피해를 주장하는 가족이 겪은 것은 ‘학폭’ 하나가 아니라, 학폭—아동학대—학교의 부당조치—교육청 절차 논란—경찰 불송치 논란으로 이어지는 연쇄적 소진이었다. 

 

피해 부모는 “부모로서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죄책감이 크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해 아이를 바로잡고 싶었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지역 유지 연계성’ 의혹이다. 피해 측은 가해 의혹 학부모 중 일부가 지역 내 영향력 있는 집안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한다. 소규모 지역사회에서 관계망과 평판, 영향력은 공식 권한과 별개로 작동할 수 있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왜 교육청·학교·학부모·수사기관이 하나의 방향처럼 움직였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가. 외압의 객관적 증거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도, ‘지역 유지’ ‘지역 권력’이라는 단어가 떠도는 순간 이미 공동체의 신뢰는 손상된다. 

 

지방에서 타지인이 들어와 사는 것이 왜 때로는 ‘견뎌야 하는 고통’이 되는가. 

 

소규모 지역사회는 결속이 강하다. 그러나 그 결속은 외부인에게 보이지 않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지방 이주 가정이 지역 권력 구조와 충돌할 때 보호 장치는 충분한가라는 질문이다. 

 

이 사건은 ‘현실판 더 글로리’라는 자극적 표현으로 소비될 일이 아니다. 오히려 더 잔인한 지점은 아이는 하루하루 무너지고, 어른들은 '절차' '중립' '판단'이라는 말 뒤로 숨는다. 그 사이에 남는 건 아이의 일기장과 가족의 치료 기록이다.


아이의 고통이 1년 넘게 이어졌다면, 그건 한 명의 가해자 문제가 아니라 보호 시스템의 실패다. 만약 제보자의 말이 사실에 가깝다면, 이는 학교·교육청·경찰이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본지는 관련 학교, 교육지원청·교육청, 수사기관 등 각 기관에 대해 구체적 쟁점을 확인하고, 기록·절차·결정 과정의 책임 소재를 교차 검증해 추가 보도할 예정이다. 재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제도가 아이를 지켰는지는 지금부터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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