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정치후원금을 낼 수 있을까?' 정치권과 가상자산 업계가 머리를 맞댔다. 디지털자산이 결제와 투자 수단을 넘어 정치 참여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두고 본격적인 논의가 국회에서 시작됐다.

13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경기 안양시 동안갑)이 주최하고, 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IDAC)와 토큰포스트가 공동 주관한 정책 세미나 ‘정치후원금, 이제 디지털자산으로’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정·관·학계와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원은석 IDAC 이사장의 사회로 시작된 세미나는 김지호 토큰포스트 대표, 이호성 이촌세무회계 대표, 김종환 블로코 대표가 잇따라 발제를 맡았고, 박혜진 서강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이 이어졌다.
첫 발제자인 김지호 대표는 “디지털자산은 트랜잭션이 공개되어 투명하고, 소액 후원이 쉬워 일반 시민의 정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며, 스위스와 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연방선거위원회(FEC)는 이미 암호화폐를 정치후원금으로 허용하고 있다.
김종환 블로코 대표는 “2024년 기준, 미국의 암호화폐 정치 기부액이 10억 달러를 넘었다”며, “Web3를 기반으로 한 공정한 정치 참여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무·회계 분야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호성 대표는 “디지털자산은 가치 평가, 기부 시점의 환산 문제, 회계 처리 등 다양한 이슈가 따른다”며, 제도화를 위한 세무·회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석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의 발언이다. 그는 “정치자금법상 후원금은 금전, 유가증권, 기타 물건으로 정의되어 있다”며, “비트코인도 미국처럼 즉시 현금화된다면 정치후원금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병덕 의원은 “정치자금법이 만들어진 지 20년이 넘었다”며, “새로운 기술을 통한 시민의 정치 참여 확대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당시 민주당 선대위에서 ‘디지털자산위원장’을 맡았던 이력도 있다.
민 의원은 “오늘 자리는 정치자금법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자산을 통한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며, “정치가 시대의 기술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후원금이 전통적인 지갑에서 디지털 지갑으로 옮겨가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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