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다섯번째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4·5·7월에 이어 24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중국 부동산발(發) 리스크로 인한 불안한 경기 상황이 손꼽혔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으로 중국 경제 리스크가 커진데다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같은 돌출변수가 발생하면서 정부나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하반기 경기 반등은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중국과 미국 등 외부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 가계부채도 급증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다시 오르고 있다.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자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시켜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2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한은 입장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기조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통화정책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이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인하했다.
이후 9번의 동결을 거친 후에야 지난 21년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렸고 그 뒤로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 인상 기조는 지난 2월 멈췄다. 이후 3.5% 기준금리를 약 7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경제 수치는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순수출(수출-수입)만 늘면서 수치상으로는 겨우 역(-)성장을 피했다.
그렇다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힘들다. 가계부채·환율·물가 등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이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인플레이션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물가에 대해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여름까지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최근 몇 달 동안 기저효과로 상승률이 낮아진 것일 뿐, 이 효과가 곧 사라지면 결국 가을과 겨울에 전년 대비 상승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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