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활용해, 매트리스 브랜드 ‘소노시즌(Sono Season)’이 ‘APEC 공식 매트리스’라는 허위·과장 광고를 내걸어 논란에 휩싸였다. 단순한 홍보 해프닝을 넘어, 대명소노그룹(소노인터내셔널)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내부 리스크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소노시즌은 공식 협찬사가 아님에도 자사 SNS와 홈페이지에 ‘APEC2025 공식 매트리스’, ‘APEC이 선택한 호텔 라이프의 기준’ 등 문구를 게시하고 APEC 공식 로고까지 삽입했다. 그러나 외교부와 APEC 조직위원회는 “정상회의는 특정 매트리스 브랜드를 공식 협찬사로 지정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공식 협찬사 명단에는 한화·농심·CJ제일제당·올리브영 등 대기업만 포함돼 있었다.
소노시즌은 일부 숙소 객실에 제품을 납품한 사실을 근거로 ‘공식’ 이미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상급 인사가 머무는 프레지덴셜 스위트에는 다른 브랜드 제품이 비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법상 ‘공식 협찬사’나 ‘정부 인증’ 문구의 무단 사용은 소비자 오인을 유도할 수 있어,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
소노시즌은 법인상 소노스퀘어(구 대명소노시즌)의 브랜드로, 소노인터내셔널(대명소노그룹의 모회사)의 100% 자회사다. 결국 이번 허위 광고 논란은 그룹 전체의 홍보 윤리 문제로 번지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박춘희 회장이 33.24%, 서준혁 회장이 28.96%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64%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는 소수주주 보호와 내부거래 투명성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꼬집는다.
실제로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조사 대상에 올랐다. 계열사 간 거래 비중이 매출의 24.5%로, 국내 대기업 평균(12.8%)의 두 배 수준이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불거지며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커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너 일가 간 상속 분쟁까지 겹쳤다. 창업주 2세 서경선 대표가 모친 박춘희 회장 측을 상대로 상속권 포기 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으며 법적 다툼이 진행된 바 있다.
또한 소노인터내셔널이 추진 중이던 기업공개(IPO)도 2025년 8월로 연기됐다. 업계에서는 부채비율 600%에 달하는 재무 부담, 티웨이항공 인수 여파,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본다.
이번 ‘APEC 공식 매트리스’ 사칭 논란은 단순한 마케팅 실수가 아니라,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 부실과 공시윤리 결여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NS 광고는 전통 미디어보다 규제가 느슨해 ‘공식 사칭형 홍보’의 사각지대로 지적돼 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소노시즌은 APEC 협찬사 명단 조작 의혹까지 받게 됐다.
공정위 제재 가능성에 더해 기업 신뢰도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티웨이항공, 해외 호텔 체인 ‘Cross Hotels & Resorts’ 인수 등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성장은 내부 통제와 투명한 지배구조 위에서만 가능하다”며 “외형 확장보다 먼저 브랜드 운영의 윤리성과 내부거래 투명화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결국 이번 ‘APEC 공식 매트리스’ 사칭 논란은 소노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 내부거래, 승계 갈등이 얽힌 구조적 리스크의 단면이다. 경영 투명성과 공정거래 원칙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소노그룹의 확장 전략은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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