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트코, 오비맥주, 코카콜라 등 외국계 기업 역송금 논란
코스트코코리아가 올해 멤버십 회원비를 약 15% 인상한 데 이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미국 본사로 배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국계 기업의 ‘역송금(高배당) 구조’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논란은 코스트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맥주·탄산음료·담배·명품·수입차 등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대다수 외국계 기업이 동일한 패턴으로 높은 이익을 본사에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인상 부담은 소비자에게 돌리고, 이익은 해외 본사로 집중시키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최근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미국 본사에 지급하고 있다. 최근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2천억 원대였지만 본사 송금액은 이를 웃도는 수준으로, 멤버십 회원비까지 15% 올리면서 “한국 시장을 사실상 현금창출 수단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이어졌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상황에서 국내 재투자보다는 배당 확대에 치중하는 구조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도 비슷하다. 오비맥주는 한 해 순이익보다 30% 이상 많은 금액을 모회사 AB인베브에 배당금으로 송금해 배당성향이 130%를 넘기기도 했다.
최근 5년 누적 영업이익 가운데 90% 이상이 배당으로 본사로 흘러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 사이 맥주 가격은 2~3년 간격으로 꾸준히 인상됐다.
음료·담배 분야도 상황은 같다. 한국코카콜라는 배당금·상표권 사용료·서비스 수수료 등으로 순이익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을 본사로 보낸 해가 있었고,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로열티와 배당 형태로 해외에 송금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가격을 잇따라 인상해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
명품 브랜드 역시 예외가 아니다. 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 등 국내 매출 상위 명품 3사는 순이익의 6090%를 매년 배당으로 본사에 넘겨왔다. 샤넬은 한 해에 34차례 가격을 올리고서도 배당금 규모를 유지하며 “명품 가격 폭등의 이면에 본사 송금 확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수입자동차 업계에서도 고배당 구조는 반복된다. 포르쉐코리아는 순이익의 150%가 넘는 금액을 본사에 배당한 적이 있으며, 다른 해에도 순이익 이상을 송금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한국 법인을 독립 기업이라기보다 본사의 판매 대리점처럼 운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배당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가격 인상 → 국내 이익 확대 → 본사로의 고배당 송금이라는 공식이 반복될 경우 소비자 피해와 국내 경제 누수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로열티나 상표권 사용료 등 ‘보이지 않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외국계 기업의 역송금 규모는 실제 공개된 금액보다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외국계 소비재 기업 상당수가 원가·물류비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지만, 실제 재무제표를 보면 국내 투자보다 배당이 우선”이라며 “가격 인상 사유와 배당·로열티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외국계 기업의 배당이 몰리는 시기에 경상수지가 흔들리는 현상을 반복적으로 지적해 왔다. 이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 해외 송금이 발생한 기업에 대한 공시 강화, 국내 재투자 계획 공개 의무화 등 제도적 보완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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