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 캠핑을 즐기는 캠퍼의 과반이 노지 캠핑장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캠프파이브가 제작, 운영하는 차박커뮤니티 ‘부릉부릉캠프’는 5월 14일부터 6월 19일까지 약 한 달간 주요 노지 캠핑장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차박캠퍼들은 노지 차박의 쓰레기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심각성의 단계에 따라 오지선다형으로 표기하도록 한 질문에 30.4%인 60명은 ‘매우 심각하다’, 31.4%인 64명은 ‘심각하다’고 답했다.
차박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묻는 물음에는 56.4%가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행태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 이와 관련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자기의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7.5%는 캠핑 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봉투에 넣어 다시 가지고 온다고, 29.4%는 현지의 종량제 봉투를 구매해 분리 수거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이는 쓰레기 처리 책임을 현지에 전가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또 소수이긴 하지만 쓰레기를 아예 만들지 않는다는 대답도 10.3%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캠퍼 본인이 스스로 얼마나 완벽하게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항과 다른 캠퍼의 쓰레기 처리 수준을 평가하는 문항이다.
응답자 대다수인 78.4%는 ‘나는 100% 완벽하게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른 차박 캠퍼를 평가할 때는 다소 박한 평을 내렸다.
‘100% 완벽하게 처리한다’는 응답은 15.7%에 불과했고, 28.9%가 ‘80% 수준으로 처리한다’, 20.6%가 ‘70% 수준이다’라고 답했다.
처리 수준이 ‘50%도 안 된다’는 시각도 12.3%나 나왔다. 이는 노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노지 차박 쓰레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차박캠퍼의 자발적인 노력’을 해법으로 든 이가 84.8%에 달했다.
다중 선택이 가능하도록 한 이 문항에서 ‘지자체의 요금 징수와 시설개선, 지속적 관리’를 선택한 이도 44.6%였다. 캠퍼들은 노지 차박캠핑에서 쓰레기 문제의 해법으로 차박캠퍼의 노력과 지자체의 관리를 선택한 것이다.
이외에도 ‘쓰레기통의 추가 설치(24%)’, ‘CCTV와 벌금 부과(23.5%)’ 등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노지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할 경우 벌금을 매긴다면 얼마가 적당한가’라는 항목의 답변은 2만원 미만부터 10만원 이상까지 고른 분포를 보였다.
그중 5~10만원 미만과 10만원 이상이 동일하게 22.5%의 응답율을 보여 비교적 고액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차지했다.
좋은 차박지를 개발, 유지하고 차박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은 과반인 61.8%로 나왔다.
지자체의 차박지 관리 방안으로는 ‘쓰레기 분리수거장, 샤워장, 개수대 등의 편의시설 추가’가 28.9%, ‘쓰레기 투기 단속’이 25.5%, ‘입장료 징수 및 환경관리’가 18.1%의 중요도를 보여줬다.
전체 응답자의 64.7%는 지자체가 차박지의 입장료를 받아도 수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입장료의 수준은 38.2%가 1만원, 32.4%가 5000원을 적당하다고 봤다.
차박 경력에 대한 문항을 살펴보면 차박을 시작한 지 6개월 미만인 캠퍼가 전체의 28.9%로 가장 많았다. 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11.3%, 1년 이상 2년 미만은 24%다. 이를 모두 합치면 2년 미만의 차박캠퍼는 무려 64.2%에 달한다. 차박을 3년 이상 꾸준히 하고 있는 캠퍼는 전체의 26.5%였다.
차박캠퍼의 44.6%는 오토캠핑을 하다가 차박으로 넘어왔으며 전체 응답자의 40.7%가 차박 경험이 10회 미만의 초보캠퍼였다.
10~20회의 경력을 가진 캠퍼는 21.6%, 21~50회 정도 차박을 했던 캠퍼는 18.6%였다. 응답자 54.4%는 10군데 미만의 차박지를 다녔으며 10~20곳 정도를 다닌 캠퍼는 21.1%였다. 이번이 첫 노지 차박이라는 응답도 7.8%를 차지했다.
위의 결과를 종합하면, 차박캠핑은 약 2년 전부터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차박지를 찾아온 과반이 초보캠퍼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따라서 현재 차박캠핑은 새로운 캠핑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보는 게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에 알려져 있던 것과는 달리, 차박캠핑의 유행이 코로나19와 큰 연관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응답자 중 40.2%를 차지하는 82명은 코로나19와 전혀 상관없이 차박캠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큰 상관 없이 시작했다는 비율은 12.3%인 25명이었다. 이 두 수치를 더하면 전체의 절반인 52.5%(107명)에 달한다.
반면 코로나19 때문에 차박캠핑을 시작한 이는 15.7%(32명),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작한 이는 16.7%(34명)에 불과하다. ‘코로나가 끝나도 차박을 계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전체의 69.6%인 142명이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차박캠핑의 가장 큰 매력은 계획 없이 출발하는 자유로움(49.5%)과 힐링(50%)이었다. 원하는 곳에서 잘 수 있으며(31.4%) 저렴한 가격(28.9%)으로 간편하게(23%) 즐기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사전에 예약하거나 박지를 조사해서 주변 여건을 따져봐야 하는 다른 캠핑에 비해 계획이 없어도 쉽게 이동하고 간단하게 원하는 곳에서 잘 수 있다는 면이 차박의 장점인 셈이다.
여기에 차박캠핑을 즐길 박지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고 것이 ‘경치(59.8%)’라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종합하면, 쉽게 이동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게 차박캠핑의 매력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설문에 답한 차박캠퍼들은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 정도 캠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한 번 캠핑하는 부류와 한 달에 두 번 캠핑을 하는 부류는 모두 동일하게 29.9%의 분포도를 보였다.
부릉부릉캠프를 운영하는 정태겸 대표는 “차량을 이용한 이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어서 주변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현지의 로컬푸드를 이용하기에 적합한 캠핑의 방식”이라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차박 캠핑장을 운영하거나 차박이 가능한 노지를 활용한다면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로컬푸드 판매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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