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빅5' 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상은 일반직 직원으로, 의사는 제외된다.

서울아산병원의 희망퇴직은 이달 19일까지 신청을 받으며 대상자는 올해 연말 기준으로 50세 이상이면서 20년 넘게 근무한 일반직 직원들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비상운영체제에 따라 자율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희망퇴직은 병원 운영 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해왔고, 2019년과 2021년에도 시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수도권 대형병원인 '빅5' 중 이번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서울아산병원이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15일부터 비상운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이달 초 소속 교수들에게 "2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40일간의 의료분야 순손실이 511억원이다. 정부가 수가 인상을 통해 이 기간에 지원한 규모는 17억원에 불과하다"고 안내 메일을 보냈다.
박 원장은 "상황이 계속되거나 더 나빠진다고 가정했을 때 순손실은 (연말까지) 약 4,6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 상황이 길어지면서 '빅5' 병원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 사태 발생 직후인 올해 2월 마지막 2주부터 지난달까지 전공의의 수련병원 50곳의 수입이 약 4,238억원 줄었다. 비상 상황에서 병원들은 정부에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을 요청했고, 보건복지부는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의 희망퇴직 계획이 나오자 노동계는 "의사 사직은 방관하고, 상의 없이 노동자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고통 분담은 단호히 거부한다"며 반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서울아산병원지부는 9일 성명서를 내고 "병원 노동자를 배제한 비상운영체제는 거부할 것이며, 병원은 미복귀 전공의들과 일부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을 방관하지 말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병원은 의사 집단행동 시작 시점부터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일부 경영진만의 결정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도입한 모든 제도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비상운영체제 조치에 대해 노동조합과 사전에 논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희망퇴직 제도가 노조와 협의하지 않은 고통 전가의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번 희망퇴직으로 시작된 비상경영 조치가 권고사직 등으로까지 확대될까봐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병원이 전공의를 어서 데려와 진료를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1차적으로 환자에게, 2차적으로 병원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며 "경영이 어렵다면 노조와 협의해 조치해야 하고, 전공의 복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 -
DL건설, 추락사고에 ‘초강수’…대표부터 현장소장까지 80여명 일괄 사표
공사장 사고 일러스트-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DL건설이 사실상 ‘전사 해체’에 가까운 초강수 조치를 내렸다. 대표이사부터 최고안전책임자(CSO), 임원진, 팀장, 현장소장까지 80여명이 줄줄이 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