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스튜디오에서 카메라를 들고 강아지와 보호자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단순히 '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특별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강아지의 반짝이는 눈빛과 보호자의 다정한 손길에는 이미 서로를 향한 무언의 책임이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는 ‘반려동물 보유세’가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려동물 복지’를 위해서라니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여겼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니 여러 면에서 복잡한 과제를 안겨주는 정책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금 제도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보호자들에게만 부담이 전가될 텐데, 그래서 사람들은 묻습니다. “우리가 정말 반려동물을 돌볼 자격이 있는가?”라고요.
저는 애견사진 작가라는 직업 덕분에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나누는 다양한 순간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눈 내리는 겨울날, 스튜디오를 찾아온 보호자와 강아지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 같았죠. 보호자가 입힌 니트 옷을 걸친 반려견은 마치 자랑스럽다는 듯 고개를 한껏 치켜들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담으면서 “이런 소중한 순간을 위해서라면, 보호자들이 기꺼이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가 분명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반려동물 보유세가 시행될 수도 있다는 소식은 여러 가지 고민을 불러일으킵니다. 한편으로는 이 세금이 제대로 활용되어 동물복지 시설이나 유기동물 보호 활동 등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다면 좋은 일이겠지요. 하지만 자칫하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반려동물 포기’라는 극단적 선택을 강요할 수도 있고, 제대로 된 계획 없이 급하게 추진된다면 보호자들의 불만과 불신만 커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결국 ‘보호자 문화’ 자체가 성숙해지는 일이 아닐까요. 촬영 현장에서 만난 많은 보호자들은 “우리 아이(반려동물)와 평생 함께하고 싶다”라는 마음을 자주 표현합니다. 그 마음에서 비롯된 책임감이야말로 진정한 출발점입니다. 세금과 제도는 이를 보조하는 장치일 뿐, 진심으로 반려동물을 아끼고 돌보려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사진작가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 사이의 깊은 교감을 한 장의 사진에 담아내는 것입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소소한 순간들, 겨울 새벽 산책길에 부는 차가운 바람마저 함께 견딘다는 사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한 권의 ‘추억 앨범’. 이는 세금을 내고 안 내고를 떠나 보호자들이 평생 간직해야 할 소중한 기억입니다.

결국, 보유세 논란은 2025년을 맞이한 우리에게 ‘반려동물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보호자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었지만, 미처 꺼내 보지 못했던 그 질문이지요. 대답은 제각각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책임’이 결국 ‘사랑’의 다른 이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과 사랑이 사진 속에서 영원히 기록되어 다음 세대에게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반려동물 보유세가 세금을 넘어 진정한 보호자 의식을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의식이 반려동물을 향한 사랑으로, 또 그 사랑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이어져 언젠가 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함께여서 행복했다’는 마음이 새록새록 피어오르길 기대합니다.
“책임은 사랑으로, 사랑은 추억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추억은 사진 속에서 영원히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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