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오뚜기 함영준 회장을 둘러싼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단순한 법인세 점검이 아니라 총수 일가와 특수관계사 ‘면사랑’ 간 내부거래 구조가 핵심 조사 대상이다. 이번 조사는 오뚜기의 오랜 ‘착한 기업’ 이미지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식품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이 담당하고 있다. 조사3국은 통상적인 회계검증이 아닌 사익편취, 변칙증여, 비정상 자금흐름 등을 추적하는 전문조직이다. 세무당국이 오뚜기를 이 부서에 배정했다는 것은 단순 정기조사라기보다 총수 일가의 재산이전 경로나 내부거래 단가의 적정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조사 대상의 중심에는 오뚜기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큰사위이자 함영준 회장의 매형인 정세장 대표가 운영하는 ‘면사랑’이 있다. 면사랑은 오뚜기의 생면·소스 협력업체로, 최근 2년간 오뚜기로부터 약 505억 원 규모의 재화를 공급했다. 2023년 224억6천만 원에서 2024년 280억8천만 원으로 2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세무당국은 이 거래 규모와 단가가 시중 가격 대비 적정했는지, 총수 일가에 이익이 이전된 구조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세무전문가들은 “사적 비용 처리나 비정상적인 회계 흐름이 있었는지 여부까지 포함된 조사”라고 해석하고 있다.
논란의 불씨는 오뚜기가 올해 2월 ‘원가 부담’을 이유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5% 인상한 시점에 피어올랐다. 같은 시기 가족회사인 면사랑에는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에게는 인상, 가족회사에는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라인상에서는 ‘갓뚜기 신화가 끝났다’, ‘면뚜기’, ‘꼴뚜기’ 등의 조롱이 퍼지며 오뚜기의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
오뚜기는 공식 입장에서 “면사랑은 오뚜기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아니며, 여타 OEM 업체와 동일한 조건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2020년 국세청과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도 별다른 지적이 없었다”며 “현재는 일반 세무 항목에 대한 조사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 주체가 조사3국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이를 단순 회계검증으로 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시가(arm’s length)’ 검증이라고 분석한다. 면사랑 거래단가가 경쟁사보다 높았는지, 거래조건·품질·위험보상 기준이 정당했는지, 그리고 내부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이 결과에 따라 이번 조사는 ‘정상거래 확인’이 될 수도, ‘사익편취 적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만약 위법이 드러날 경우 오뚜기는 추징세와 과징금, 공정거래법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세금보다 더 큰 리스크는 신뢰 하락”이라고 입을 모은다. ‘착한 기업’의 상징으로 불리던 오뚜기가 소비자 신뢰를 잃는다면, 브랜드 가치와 매출 모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의혹 제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단가·물량·조건·품질·총비용 등 구체적 데이터가 공개되면 진실은 명확해질 것이다. 면사랑 거래가 시장가격 원칙에 부합했다면 오뚜기는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지만, 고가 매입이나 특혜 정황이 드러난다면 ‘갓뚜기’의 이미지는 더 이상 미담의 상징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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