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복수국적자 1년 내 선택 압박 우려
미 연방상원에서 미국 시민권자의 이중국적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한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한 한인 복수국적자들에게 큰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약 1년 내에 미국 또는 한국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강제 조항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은 공화당 소속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이 제출한 ‘2025 배타적 시민권법(Exclusive Citizenship Act of 2025)’이다. 법안은 미국 시민이 두 개 이상의 국적을 보유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이미 복수국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법 시행 후 1년 이내 외국 국적을 포기하거나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기한 내 선택을 하지 않을 경우 미국 시민권을 자동 상실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까지 담겨 있다.
법안 발의 이유로는 “국가 충성의 단일성 확립”, “외교·안보 이익의 명확성 확보” 등이 제시됐지만, 이민 사회에서는 실효성과 합헌성 모두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에서 복수국적을 인정하거나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미국만 배타적 원칙을 강화하면 국제적 조약·외교 관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집단은 단연 한·미 복수국적자들이다.
미국 출생 2세대, 귀화·혼인·출생 경로로 두 국적을 가진 이민 가정 자녀 등 상당수가 해당 규제의 직접 대상이 된다. 한인 사회에서는 “1년 내 결정하라는 조항은 사실상 강압에 가깝다”는 우려와 함께, “선택하지 않으면 시스템상 자동으로 미국 시민권을 잃게 되는 구조는 재산권·거주권·이동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국 국적법과의 충돌도 불가피하다. 한국 역시 원칙적으로 단일국적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나, 예외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규정이 존재한다. 특히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 만 22세 전 국적 선택, 복수국적 취득 후 일정 기간 내 선택 등 이미 여러 제도적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1년 내 국적 포기’를 요구할 경우, 한국 측의 국적선택 명령과 시기가 겹치거나 상충해 행정적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법률가들은 또한 “미국 시민권 포기는 출국세·세무보고 의무 등 복잡한 절차가 뒤따르며,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적법절차 위반 문제도 향후 소송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더불어 국무부와 국토안보부가 복수국적자 정보를 전수 파악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법안 구조는 실무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해당 법안은 상원 사법위원회로 회부된 초기 단계로, 실제 법률로 시행되기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 그럼에도 한인 사회에서는 “일단 발의됐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 요인”이라며 대응 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생활하거나, 자녀의 교육·진로 문제로 양국 국적을 유지해 온 가정에겐 사실상 생계·정착 기반을 다시 설계해야 할 수도 있다”며 “향후 법안 심의 과정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른바 ‘이중국적 금지’ 법안이 미 의회에서 실제로 통과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복수국적을 가진 한인들에게는 향후 행정적 부담, 법적 위험, 국적 선택 압박 등 현실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법안 심사 결과에 따라 해외 한인 사회의 지위와 생활환경이 커다란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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