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담합으로 분양가 원인 지목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했나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대표 김유진)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와 고발, 대규모 과징금 부과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가운데, 최고 등급의 사회공헌 수상 소식을 알렸다.
한샘은 2012~2022년 아파트 시스템가구 및 빌트인 특판가구 입찰 과정에서 불법 담합을 벌인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 왔으며, 이 과정에서 누적 1,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 고발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올해 6월 초 한샘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주거·생활과 직결된 시장에서 수년간 공정 경쟁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사법 절차로 옮겨간 상황이다.
문제는 공정위의 발표로 논란이 되는 즉시 한샘은 '2025년 지역사회공헌 인정제’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획득했다며 사회공헌 성과를 전면에 홍보했다.
수상 사실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불법 담합 혐의로 조사와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최고 등급의 ‘사회적 공헌’을 홍보하는 선택이 과연 사회적 상식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해당 제도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운영한다. 기업이 제출한 사회공헌 활동 자료를 중심으로 민간 전문가 평가를 거쳐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담합, 형사 수사, 과징금, 압수수색 등 기업의 본업에서 발생한 사법·규제 리스크는 평가 범위에 포함되지 않있다. 이로 인해 장기간의 불공정 의혹과 사회공헌 성과가 한 화면에 동시에 놓이는 괴리가 발생한다.
특히 이번 사안에서 핵심은 ‘사회적 공헌’의 실질적 의미다. 한샘은 수년간 시스템가구·빌트인 특판가구 시장에서 불법 담합을 이어온 혐의로 적발돼 왔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납품 구조는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주거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상황에서, 주거 공간과 직결된 기업이 공정 경쟁을 훼손함으로써 사회에 끼친 비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행위가 축적된 결과 위에서, 단기적인 기부나 공간 개선 활동이 과연 어떤 ‘사회적 공헌’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된다.
이 시점에 이어진 한샘의 또 다른 행보도 같은 의문을 낳는다. 회사는 최근 자사주 약 693만 주(지분 약 29.46%) 전량 소각을 발표하며 주주환원을 강조했다.
그러나 담합 수사와 누적 과징금, 형사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주가는 하락과 변동성을 반복했다.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자본정책으로 메시지를 내더라도, 본업에서 발생한 구조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자사주 소각으로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의 지분율이 추가 매입 없이 50%를 넘는 구조 변화가 발생해, 순수한 환원보다는 지배력 재편에 유리한 선택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주주와 투자자 커뮤니티의 반응은 직설적이다. “CSR로 담합을 덮으려는 것 아니냐”, “불법으로 왜곡된 시장 구조 위에서 나온 수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분양가 부담을 키운 구조에 대한 책임은 어디에 있느냐”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공통된 인식은 하나다. 본업에서의 공정성과 법 준수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공헌 훈장과 자본정책 홍보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논쟁은 자연스럽게 수상 제도의 공정성으로 확장된다. 사회공헌 활동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아니라, 불법 담합이 분양가 상승의 한 원인으로 지목돼 온 기업의 행위와 사회공헌 성과를 분리해 평가하는 방식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다.
공공성이 강한 이름을 단 제도라면, 최소한 기업이 사회에 끼친 긍정적 효과와 함께 부정적 영향 역시 균형 있게 바라보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샘은 불법 담합 혐의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책임, 분양가 등 사회적 비용에 대한 성찰, 재발을 막을 실효적 통제 장치, 그리고 본업의 공정성 회복이다. 이를 건너뛴 채 이어지는 ‘사회공헌’ 강조는, 오히려 그 진정성에 더 큰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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