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규제개혁 점검회의’는 무려 7시간 5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회의는 낮 2시에 시작해 밤 9시 5분에 끝났다. 세션1과 세션2 사이 휴식시간 20분을 제외하고도 6시간45분 동안 마라톤 토론이 이어진 셈이다.
세션1은 ‘규제! 무엇이 문제인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주제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현행 규제의 문제점과 개혁방향’,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의 ‘시급한 규제개선 필요과제’ 발제와 토론을 벌였다. ‘규제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의 세션2는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의 ‘규제시스템 개혁방안’, 현오석 부총리의 ‘분야별 주요 규제개혁과제 추진방향’, 김태윤 한양대 교수의 ‘국민에게 다가서는 규제개혁’ 발제에 이어 이에 대한 토론이 계속됐다.
당초 17일로 예정됐던 회의는 규제개혁 수요자들인 기업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이날 열렸고 참석 인원도 60여명에서 160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표, 갈빗집 사장 등 소상공인 60여명이 참석해 현장에서 겪은 규제에 관한 쓴소리를 생생하게 토로했고 담당 부처 장관들은 일일이 답변에 나서야했다.
박 대통령은 토론 중간 중간 발언을 자청해 지적과 까다로운 질문을 하는 한편 공개적으로 면박을 줘 장관들을 진땀나게했고, 실무 담당 공무원까지 불러일으켜 세워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기도 했다. 세션2가 길어지자 저녁 7시30분쯤 토론 사회를 맡은 김종석 홍익대 교수가 “세션2가 시작된 지 2시간 반이 조금 지났다. 세션1이 2시간 반하고 20분 휴식을 했는데, 약 1시간 정도를 더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한 10분만 쉬는 게 어떨까 하는데 양해하느냐”고 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오신 분들이 그래도 다 말씀을 하셔야겠죠. 몇분이 더 계시죠”라고 물었다. 김 교수가 “총리님 말씀하시기 전까지 8명 남았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그냥 진행하는 게 나으시겠죠”라며 회의를 이어갔다.
이에 김 교수는 “역시 ‘끝장토론’이 무섭긴 무섭다. 시장하시더라도 한 시간만 더 참으시면 된다”며 진행을 계속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장시간 애쓰셨고 제 마음 같아서는 저녁이라도 모시고 대접을 해 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못 해서 상당히 경우가 빠지는 일이 아닌가, 마음이 대단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전 과정이 KTV를 통해 생중계됐다. 7시간이 넘는 회의를 모두 생방송으로 다룬 것은 역대 정부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앞으로 추진될 강력한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상징하는 자리였다.

ⓒ 위메이크뉴스 & wemake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대한전선-LS전선 해저케이블 분쟁, 1년 넘긴 수사와 재계 파장
LS전선 동해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제공 대한전선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놓고 진행 중인 경찰 수사가 1년을 넘겼다. 비공개 영업비밀 침해 사건 특성상 혐의 입증이 까다로워 수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 주도권과 재계 구도에 ...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