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의 천국 리지앙에서 4시간 육로로 티벳으로 가는 길을 따라가면 중디엔(中甸)에 닿는다. 이제 이곳의 행정명은 샹그릴라다.
그들은 1933년 발표된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등장하는 유토피아인 샹그릴라(香格里拉)가 그곳이라 선전한다.
사실 운남과 쓰촨, 티벳으로 이어지는 고산지역은 모두 샹그릴라의 특색을 갖고 있다. 라마교, 모계사회, 만년설산 등이 이곳의 특징이다. 어찌보면 누추한 티벳인들의 삶이 어색하지만 맑은 하늘을 보고, 오체투지로 포탈라궁이나 근처 라마교 사원을 찾는 이들을 보면 샹그릴라가 그곳이라 해도 크게 부정하고 싶지 않다.
샹그릴라는 해발 4000m 이상 되는 설산이 470개나 있고, 세계에서 제일 깊은 협곡인 후토샤(虎跳峽)가 있는 곳이다. 중원으로 흘러드는 창지앙디이완(長江第一灣)이 여기에 있다.
윈난에서 규모가 제일 큰 장족 불교 사원인 거단(丹), 숭잔린스(松贊林寺), 둥주린스(東竹林寺), 나파하이(納룔海), 비구톈디(碧沽天地), 취안타이(泉臺), 바이수이타이(白水臺) 등이 있는 이곳은 조용하고 우아하며 식물이 많고, 아무 오염도 되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만년설산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민둥산을 드러내고, 동충하초나 천마, 홍경천, 설차 등 희귀 약초는 갈수록 채집량이 줄어든다. 때문에 그들은 샹그릴라의 붕괴를 예감하고 슬퍼하고 있었다.
샹그릴라 주변에 있는 몇 개의 호수가 중요한 여행지다. 비타하이(碧塔海 벽탑해)도 그중 하나인데 중뎬현 동쪽 25km에 있다. 비타(碧塔)는 ‘푸른색의 탑’이라는 의미다.
또 호수에는 각종 희귀한 물고기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비타하이(碧塔海)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은 중뎬에서 솽치아오(雙橋)로 간다. 솽차오에서 직접 말을 타거나 걸어서 8km쯤 가면 비타하이에 도착한다. 여름철에 이 길은 풀이 우거져 있어 독특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다른 한 가지는 솽차오에서 차를 타고 12km 가면 마루탕(馬鹿塘)에 도착한다. 여기서 약 2km 걸으면 비타하이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호수를 둘러보거나, 후시초디엔(湖西草甸) 장(藏)족 거주 지역에 갈 수도 있다. 한적한 호수에서 올라오는 길은 짧지만 숨차다.
바이수이타이(白水臺 백수대)는 비타하이를 더 지나가야 하는 곳이다. 바이수이타이는 중뎬현 동남쪽 100km 산바샹 바이디촌(白地村)에 있다. 여기는 중뎬 나시족의 주요 거주지의 하나다.
중국 고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동파(東巴)문명의 발상지 중 하나다. 해발 2380m로, 바이수이타이는 탄산칼슘 백색 침적물이 형성한 곳인데 약 3km2를 차지하는 계단 모양으로 신비한 느낌을 준다.
매년 2월 8일에는 나시족들이 ‘차오바이수이(朝白水)’라는 행사를 벌이는데 나시족들이 모여 가무와 음식,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쳰후산(千湖山 천호산)은 중뎬에서 뎬장(甸藏)공로를 따라 남쪽으로 50km 가면 샤오중뎬샹(小中甸鄕) 투안지에촌(團結村)에 있다. 쳰후산은 장족어로 라무둥춰(拉姆冬措)로 발음된다. 신녀들이나 여신선들이 노닐었다는 뜻에서 선뉘쳰후(神女千湖) 혹은 셴뉘쳰후(仙女千湖)로 불린다.
호수는 해발이 3900~4000m나 되는데 여러 개로 나누어졌다. 산비하이(三碧海) 다헤이하이(大黑海)를 중심으로 사방 150㎡의 면적의 호수가 1000개가 넘는다. 이 호수들은 각각의 모습을 달리하는데, 이러한 각양각색의 모습들을 관찰하는 것도 볼 만하다.
중뎬에서 차마고도를 따라 가다 보면 둥주린스(東竹林寺 동죽림사)를 만난다. 캉취스산린(康區十三林) 중의 하나인 거단(丹) 둥주린스(東竹林寺)도 이 지역의 주된 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둥주린스는 1667년 청나라 강희제 때 건설되었다. 초기에는 작은 절이었으나 청나라 말에는 이미 승려가 700여 명, 생불 10명으로 늘어났다. 가는 길에 바이망쉬에산(白茫雪山)을 만난다.
윈난성에서 면적이 제일 크고 해발이 제일 높다. 열대 원시 삼림으로 여름이 여행하기 제일 좋은 계절이다. 이때는 도로 옆에 눈이 녹아 많은 곳에 물이 고이며, 진달래가 무성하며, 여러 새소리도 들을 수 있다. 원숭이들의 재롱은 또 다른 볼거리다.
메리쉐산(梅里雪山 메이설산)은 샹그릴라 설산 가운데 가장 빼어난 봉우리다. 티베트불교 니마파(尼瑪派)의 분파인 가쥐파(枷居派)의 수호신이 있는 산이다.
태자13봉으로 불리는 13개의 봉우리가 좌우로 펼쳐진 모습이 장경인데 그중 최고봉인 가와격박(佧瓦格博)는 6740m로 아직 아무도 등정하지 못한 처녀지다. 장족어(藏族語)로 설산의 신이라는 뜻이다.
이 산을 가장 보기 좋은 계절은 1~5월이다. 그 외 계절은 구름이 많아서 보기가 힘들다. 산이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샹그릴라에서 출발할 경우 더친에 약간 못미친 지역부터 더친을 지나서 있는 페이라이스 인근이다.
페이라이스가 있는 지역과 설산의 사이에는 란창강이 지난다. 따라서 페이라이스에서 설산까지는 직선 거리로 15km 정도인데 날이 맑으면 산의 전경이 나타나서 사람들을 환호하게 한다. 산의 전경을 보는 페이라이스에서 다시 차를 타고 굽이 굽이 산길을 타고 하산해 난창강을 지나면 밍융빙추안을 비롯해 설산 아래 지역들을 만날 수 있다.
밍융빙추안이 이곳의 대표 트레킹 코스다. 주차장에서 중간 기점인 타이즈먀오(太子廟)라는 사당까지는 일반인이 걸어서 2시간 반 정도 걸리고 말이 2시간쯤 걸린다. 말은 주차장에서 1인 150위안 정도에 흥정하는데 잘 깎아주지 않는다.
일행이 지쳤다면 갈 때는 말을 타고, 올때는 걸어오는 것도 좋다. 타이즈먀오에서 30~50분쯤 걸어야 빙천 아래에 도착한다. 온난화로 만년설 지역이 갈수록 위축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반도를 닮은 만년빙화가 신비롭다.
글=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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