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남양주갑)은 4일 “KT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해킹 의혹 통보를 받은 뒤, 원래 계획을 바꿔 문제의 원격상담시스템 서버를 조기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도적 증거인멸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고 밝혔다.

KISA가 최 위원장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T는 당초 원격상담시스템 구형 서버를 오는 8월 21일 이후 폐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19일 KISA로부터 해킹 의혹 제보를 받은 뒤 일정을 변경해, 8월 1일 해당 서버를 폐기했다는 것이다.
KT는 “시범운용을 통해 안정성과 기능 검증을 완료했으며, 구독형 서비스 전환으로 기존 서버의 업무 영향도가 낮아 조기 퇴역 처리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7월 2일 내부 회의에서 ‘8월 말까지 구형 서버를 운영하며 신·구 시스템을 병행한다’는 결론을 낸 점을 감안하면, 해킹 통보 이후 서버 폐기와의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KISA는 7월 19일 KT에 해킹 의혹을 통보했지만, KT는 7월 21일 “침해 흔적 없음”이라는 조사 결과를 회신했다. 이후 KISA는 자체 분석을 통해 문제가 된 서버가 원격상담시스템 서버임을 확인하고 8월 12일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KT는 “이미 폐기해 자료 제출이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폐기된 서버는 물리적 형태가 아닌 가상 서버로, 한 번 삭제되면 복구나 포렌식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KISA의 정밀조사 역시 사실상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KT는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기관으로부터 해킹 통보를 받고도 문제의 서버를 조기 폐기한 것은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해 의혹의 전모를 신속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킹 여부뿐만 아니라 KT의 증거인멸 의혹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 -
DL건설, 추락사고에 ‘초강수’…대표부터 현장소장까지 80여명 일괄 사표
공사장 사고 일러스트-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DL건설이 사실상 ‘전사 해체’에 가까운 초강수 조치를 내렸다. 대표이사부터 최고안전책임자(CSO), 임원진, 팀장, 현장소장까지 80여명이 줄줄이 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