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사람들에게 강남 수향을 인상 깊게 만든 것은 톰 크루즈가 나온 영화 <미션 임파서블 3>다. 이 영화에서 그림 같은 마을과 강들이 펼쳐지는데 이곳이 바로 강남 수향 가운데 하나인 시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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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탕

 

영화 <색계>에도 이런 수향의 풍모가 잠시 나오는데, 이곳은 상하이 인근 마을이다. 

 

상하이, 저지앙, 지앙쑤 지역은 산이 많지 않고, 평지에 가까워서 대부분의 도시들로 물길이 나 있다. 또 작은 호수들을 통해 진주를 생산하고, 고기와 새우 등 먹을거리를 얻었다. 

 

동양의 베니스라는 이런 마을들은 수십 곳이 있지만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곳은 조우주왕이나 통리 등 지앙쑤 성 지역과 우전, 시탕 등 저지앙 지역에 많다. 이곳 여행을 떠나보자. 

 

조우주왕(周莊)은 강남의 수향 가운데 가장 먼저 개발된 곳이다. 그만큼 여행 자원이 잘 정비된 반면에 개발로 인한 인위적인 색채가 강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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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주왕(周莊)

 

중국에는 '중국 산천의 아름다움은 황산(黃山)에 집결해 있고, 중국 수향(水鄕)의 아름다움은 조우주왕에 집중되어 있다'는 말이 있다. 2001년 아펙회의 때는 참가단이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우지앙(吳江)시와 상하이시의 칭푸(靑浦)현 경계에 있으며, 상하이의 뎬산후(澱山湖) 지역에서 6km 떨어져 있고, 쑤저우시에서 60km 정도 떨어져 있다. 

 

조우주왕은 그 개발 역사가 긴 만큼 잘 정비된 곳이다. 도시를 흐르는 물과 고색 창연한 집, 다리 등이 어울린다. 내부에서 유명한 곳은 첸푸지앙스(全福講寺)나 쑤앙치아오(雙橋) 등이 있다. 첸푸지앙스는 송대에 만들어진 절로 건축미가 빼어난 사찰이다. 

 

쑤앙치아오는 스더(世德)와 잉안(永安) 두 다리를 말한다. 명대에 만들어진 다리인데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모양은 고대의 열쇠를 닮았다. 

 

그밖에 난시지에(南市街)에 있는 거부 선완싼(沈万三)의 주택인 선팅(沈廳)은 청나라 건륭제때 만들어진 100여 칸의 저택으로 조우주왕 건축의 표본이다. 

 

특히 조우주왕에는 수많은 술집과 식당이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은 션지우지아(沈酒家)이며 유명한 요리로는 완싼티(萬三蹄), 츈쓰리쿠와이(純絲鯉膾), 쉰칭도우(薰靑豆), 싼웨이위엔(三味圓), 칭수이따자시에(淸水大閘蟹) 등이 있다. 

 

완싼티는 돼지족발, 특히 뒷다리를 이용한 요리이다. 먼저 센 불에 돼지족발을 삶은 뒤 다시 약한 불에 천천히 오랜 시간 동안 삶는다. 

 

먹을 때는 자르지 말고 뼈를 살 속에서 꺼낸 다음 먹는다. 느끼하지 않아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다. 츈쓰리쿠와이는 잉어 요리로 대단히 맛이 좋으나 현재는 잉어가 매우 적어 평소엔 먹기가 어렵다.

 

통리(同里)의 옛 이름은 푸투(富土)다. 가장 먼저 개방한 수향 조우주왕에서 서쪽으로 10km쯤 떨어져 있고, 배들도 다닌다. 쑤저우에서는 40km 정도 떨어져 있다. 주변이 온통 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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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리(同里)

 

아니나 다를까 동방의 작은 베니스라고 불린다. 내부는 다른 수향과 마찬가지로 잘 정비된 맛이 있지만 더욱 빼어난 점이라면 강가로 난 고풍스런 집들을 잘 정비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다듬어 놓았다는 것이다. 

 

통리는 정문으로 들어가 나룻배로 마을을 돈 후 투이스위앤(退思園 퇴사원) 등 주택 등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여행한다. 

 

투이스위앤은 통리의 건축 가운데 가장 전형적인 건물로 정자, 누락, 사당, 다리, 회랑, 연못 등이 가장 잘 배치된 건물이다. 

 

내부는 그리 화려하지 않으면서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홍루몽〉 등 적지 않은 드라마를 이곳에서 찍었다.  

 

루즈(쾎直)는 통리, 조우주왕 인근에 있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수향이지만 색다른 멋을 가진 곳 가운데 하나다. 

 

쑤저우에서 28km쯤 떨어져 있고, 2000년의 역사를 가진 마을이다. 당대 이후 형성됐는데 마을의 모습이 록(쾎)자를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루즈의 가장 큰 특징은 바오셩스(保聖寺)의 나한상과 상업거리가 유명하다. 또 이곳은 다섯 걸음에 다리 하나(五步一橋)라는 말이 있을 만큼 다리가 많은데, 41개의 옛 다리가 촘촘히 자리하고 있다. 

 

시탕(西塘)은 조우주왕이나 통리에 비해 개발이 덜 된 천연의 수향(水鄕) 가운데 하나다. 희색 담장에 검은 기와, 도시를 가르는 작은 배들의 흔적, 연무가 낀 모습 등은 마치 한폭의 그림 같다고 느껴지는 곳이다. 

 

송대에 건설된 망셴치아오(望仙橋)를 비롯해, 라이펑치아오(來鳳橋)나 우푸치아오(五福橋), 워롱치아오(臥龍橋) 등은 명청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도시 전체를 기품 있게 하는 다리들이다. 

 

또 중푸탕(種福堂), 준원탕(尊聞堂), 쉐자이(薛宅) 등은 강남 전통 건축의 전형을 볼 수 있는 집들이다. 

 

시탕은 지아싱(嘉興)에서 33km쯤 떨어져 있다. 또 상하이에서 90km쯤 떨어져 있는데, 상하이에서 지아싱으로 향하는 중간에 있다. 가장 가까운 도시는 지아산(嘉善)으로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상하이에서 토·일요일에 시탕행 전용 여행 버스가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우전(烏鎭 오진)은 중국 유명 작가 마오둔(茅盾)의 고향이다.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고, 청년기에도 이곳에 내려와 살았던 적도 있다. 강남 8대 수향에 들어가는데, 아직 개발이 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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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전(烏鎭 오진)

 

가장 큰 특징은 동서남북이 십자가 형태로 잘 정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안에는 오래된 민가와 명청시대의 건물, 바둑판식의 거리, 다리 등이 전형적인 강남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글/사진=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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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수향(江南水鄕)-고색 창연한 동양의 베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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