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소장품 활용 방안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일 고 이건희 前 삼성그룹 회장이 소장했던 문화재와 미술품을 정부가 보다 투명하게 관리해 시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이건희 회장의 유족 측은 문화재와 미술품 총 23,181점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1,693점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1,488점의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 전담팀과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운영해왔다. 그 결과 총 10차례 논의를 거쳐, 기증품 활용에 대한 주요 원칙을 정립하고 단계별 활용방안을 마련했다.
□ 이건희 기증품 활용의 네 가지 기본원칙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활용하는 기본원칙으로는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국가기증의 취지 존중과 기증의 가치 확산, 문화적 융·복합성에 기초한 창의성 구현, 전문인력 및 국내외 박물관과의 협력 확장성, 문화적·산업적 가치 창출을 통한 문화강국 이미지 강화의 네 가지이다.
문체부는 대한민국, 국가에 소장품을 대규모로 기증한 취지를 존중할 방침이다.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사랑의 뜻을 국민과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라는 고인의 뜻을 고려해 방대한 기증품에 대한 국가적인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고, 기증품의 역사적·예술적 가치와 의미를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규모 기증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다하여 앞으로 기증문화 확산을 위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은 국가에 기증하면서 작가(작품) 맥락에 따라 지방미술관 5곳에 별도로 기증했다. 광주시립미술관(30점), 전남도립미술관(21점), 대구미술관(21점), 양구 박수근미술관(18점), 제주 이중섭미술관(12점)이다.
두 번째로 동서양, 분야, 시대, 유형을 망라해서 수집된 이건희 기증품의 통합성을 바탕으로, 문화적 융·복합성에 기초한 창의성을 끌어낸다. 특히, 문화적 융·복합, 시대·분야 교차에 기초한 창의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임을 고려해 통합적 관리·조사·연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증품의 융·복합적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창의적이고 융·복합적 박물관·미술관의 새로운 체계(패러다임)를 제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세 번째로 분야별 전문인력과 다양한 기관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문화적 상승효과를 높인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의 전문인력을 활용하고, 이들 간 유기적인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 기증품의 조사와 연구, 보존처리, 전시·교류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증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고문서와 서적 등 전적류에 대한 조사와 연구는 국립중앙도서관 등과 협력하고, 리움미술관 등 국내외 박물관·미술관과 협력하여 다양한 교류‧전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네 번째로 문화예술 생태계 및 관광과 연관된 산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문화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외 유수 박물관에 비해 국내 박물관·미술관의 외국 관람객 방문 선호도와 인지도가 낮은 점을 고려해, 문화예술 생태계와 시장에 활력을 제공하고, 관광 등 다양한 관련 분야와의 연계를 강화한다.
이를 통해 국내 박물관·미술관을 국외에서도 반드시 찾고 싶은 매력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세계적 문화품격과 브랜드 가치도 더욱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황희 장관은 “다시 한번 기증을 결정한 유족 측에 감사드린다”라며 “이번 대규모 기증을 계기로, 새로운 기증관이 건립되면 우리의 문화적 지평을 넓히고, 대한민국의 문화강국 브랜드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과 관계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기부한 어마어마한 가치의 작품들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고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은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은 그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다.

대표적으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이중섭의 '황소'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를 살펴보자.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BEST 뉴스
-
[단독] "LG전자, 직원 10명 중 4명 잘린다…초대형 희망퇴직"
LG전자가 대규모 감원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LG전자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아 "기사화를 부탁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LG전자 소속을 인증한 LG전자 직원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분석된다. ... -
DB그룹 경영권 향방 중대 고비…김남호 명예회장, 법률 자문 검토
DB그룹 2세인 김남호 명예회장이 두 달 전 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내년 3월 사내이사직까지 내려놓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DB그룹 제공/연합 지난 6월 27일, DB그룹은 돌연 ... -
“출산 후 수혈 못 해 아내를 잃었다”…영주 A 병원 예고된 인재
지난 7월, 경북 영주시의 분만취약지 지원병원에서 출산 직후 산모가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매년 수억 원의 국비·지방비를 지원받는 지역응급의료기관이었지만, 정작 응급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혈액조차 확보하지 못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 사고는 한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 -
박주민 “오세훈, 비(非)강남 버렸다”…경전철 공약 ‘빈 껍데기’ 전락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시가 추진해 온 강북·동북권 경전철 사업이 잇따라 좌초하면서 오세훈 시장의 균형발전 공약이 사실상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과 ‘새로운서울준비특별위원회’(위원장 박주민)는 21일 열린 ‘오세훈 시정 3... -
인천공항 제4활주로서 화물차 사고 사망…공항 안전관리 또 도마 위에
26일 오전 6시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서 50대 남성 A씨가 몰던 1t 화물차가 공항 외곽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연합뉴스] 사고 충격으로 크게 다친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 -
DL건설, 추락사고에 ‘초강수’…대표부터 현장소장까지 80여명 일괄 사표
공사장 사고 일러스트-연합뉴스 경기도 의정부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숨진 사고가 발생하자, DL건설이 사실상 ‘전사 해체’에 가까운 초강수 조치를 내렸다. 대표이사부터 최고안전책임자(CSO), 임원진, 팀장, 현장소장까지 80여명이 줄줄이 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