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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진흥재단 뭐했나…등록금은 오르는데 사립대 업무추진비 ‘깜깜이’

  • 김세민 기자
  • 입력 2026.03.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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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골프 결제·사용처 ‘점(.)’ 공시까지…5년간 휴일 결제 9천 건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립대학 경영진의 업무추진비가 주말 골프장 결제나 사용처 미기재 등 불투명하게 집행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학 재정 정보 공시 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의 관리 책임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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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최근 보도된 사립대학 업무추진비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사립대 총장·이사장·상근 이사 등이 휴일 및 공휴일에 결제한 업무추진비는 9,25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학 회계 규정상 휴일 결제는 엄격히 제한되거나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항목이지만, 실제 공시 자료에서는 이 같은 사용이 반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립대학 업무추진비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과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에 따라 사적 사용이 금지되며, 사용 목적과 참석자, 장소 등을 육하원칙에 맞게 기록해야 한다. 또한 휴일 결제나 원거리 지역 사용 등은 엄격한 제한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 공시 자료에서는 이러한 기준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상임이사가 주말에 회원제 골프장에서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사례가 확인됐다. 안양CC와 안성베네스트GC 등에서 수백만 원이 결제됐지만 공시 내역에는 단순히 ‘업무 협의’라고만 기재됐다.


또 아주대학교와 안양대학교에서는 명절 선물 발송이나 업무추진비 결제 내역의 사용처를 ‘.’ 또는 ‘-’ 등으로 표시해 사실상 사용처 확인이 어려운 사례도 확인됐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대학 재정에서 사용처가 ‘점 하나’로 처리된 셈이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히 일부 대학의 회계 관리 문제가 아니라 공시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와도 연결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립대학 재정 정보는 대학알리미 시스템을 통해 공개되며, 해당 시스템은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운영한다. 

 

대학 재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지만, 대학이 입력한 자료가 사실상 별도의 검증 없이 그대로 공개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관리 체계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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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사학진흥재단 누리집

 

대학 회계는 대부분 ERP 시스템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휴일 결제나 사용처 미기재 등 비정상적인 입력을 기술적으로 걸러낼 수 있음에도, 지난 5년 동안 9천 건이 넘는 휴일 결제가 아무런 경고 없이 공시된 것은 사실상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지적이다.


대학 재정 공시 제도는 과거 일부 사립대에서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과 회계 불투명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도입됐다. 

 

교육부는 2019년 ‘사학 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하며 사립대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총장·이사장·상근 이사의 업무추진비 공개를 의무화했고, 이후 2020년부터 대학알리미를 통해 관련 정보가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와 달리 실제 공시 자료에서는 사용처를 ‘.’ 또는 ‘-’ 등으로 표시하는 등 사실상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사례가 잇따르면서 투명성 제도가 ‘형식적 공개’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과 맞물려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여러 대학들이 재정난 등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거나 단행하면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대학 경영진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여전히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사립대들은 매년 막대한 규모의 국고 지원을 받고 있다. 성균관대학교는 각종 연구개발 사업과 국가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연간 3천억 원 이상의 국고 및 연구비를 확보하고 있으며, 아주대학교 역시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산학협력 사업 등을 통해 매년 400억~500억 원 수준의 정부 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안양대학교 역시 매년 수십억 원 규모의 국고 지원을 받고 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한국사학진흥재단 측에 ▲대학별 국고 지원 대비 관리 부실 사유 ▲부실 입력 차단 시스템 구축 여부 ▲부실 공시 대학에 대한 제재 방안 등을 질의했다. 그러나 재단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시민사회는 국고 지원 대학에 대해 업종과 시간대를 자동 차단하는 ‘클린카드 시스템’(골프장·유흥업소·휴일 결제 자동 차단)을 강제 도입하고, 부실 공시 적발 시 국고 지원금을 즉각 삭감하거나 환수하는 강력한 패널티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공시 제도가 실질적인 감시 기능 없이 형식적 공개에 머무른다면, 결국 그 비용 부담은 등록금 인상이라는 형태로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학 재정의 투명성을 책임져야 할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단순한 공시 창구에 머물 것인지, 국민 세금을 지키는 재정 감시 기관으로 역할을 할 것인지 이제 답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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