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음식점업과 택배업, 호텔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E-9) 활용 범위를 대폭 넓히기로 했다. 특히 음식점 홀서빙과 택배 분류 업무까지 외국인 근로자가 맡을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내국인 일자리와의 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15일 정부는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열고 ‘서비스업 고용허가제 운영개선 및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음식점업, 택배업, 호텔업 등 3개 업종에 대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 요건을 완화하고, 알선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정부는 우선 음식점업의 경우, 기존에는 주방보조 업무만 가능했던 외국인 근로자의 업무 범위를 홀서빙까지 넓히기로 했다. 소규모 자영업 음식점은 주방과 홀 업무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연속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서울의 한 자영업자는 “주방일과 홀일을 따로 나누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기존 제도는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했다.
택배업도 외국인 고용 가능 업무가 확대된다. 기존에는 상하차 인력에 한정됐지만, 앞으로는 물류 분류 업무도 가능해진다. 택배 현장에서 상하차와 분류 작업이 통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작업이 하나의 흐름인데 구분해서 고용하라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호텔·콘도 외 지역도 외국인 허용… 협력업체 전속 요건도 완화
현재 서울, 강원, 제주, 부산에 한정된 호텔·콘도업 외국인력 허용지역은 향후 지자체 신청에 따라 확대된다. 또 청소 업무 도급을 맡은 협력업체의 경우, 호텔과 안정적인 계약 관계만 입증되면 외국인 고용이 가능해진다. 기존 1:1 전속 계약 요건이 완화된 것이다.
정부는 다만 음식점업과 호텔·콘도, 협력업체에 대한 외국인력 고용은 당분간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하며, 도입 현장 점검과 모니터링을 통해 제도의 지속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국인력 미스매치를 줄이기 위해 사업주가 선호하는 국가, 근로자의 경력·희망 업종 등을 반영한 맞춤형 알선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입국 전후에 업종별 특화 한국어 교육과 기초 기능 교육도 확대한다.
방기선 외국인력정책위원회 위원장은 “소상공인과 서비스업 현장의 가장 큰 애로는 인력 부족”이라며 “내국인 일자리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외국인 인력 도입이 균형 있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외국인력 도입 확대로 인한 내국인 고용 위축과 임금 하락 우려, 업종별 인력 관리 혼선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외국인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자영업 구조 개선이나 근로환경 개선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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