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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천연광천수가 뭐기에… 유럽·한국 다른 기준

  • 류근원 기자
  • 입력 2025.08.2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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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생수병 라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연광천수’라는 단어. 하지만 이 말의 정확한 뜻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최근 글로벌 생수 시장에서 ‘진짜 천연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유럽과 한국의 기준 차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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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유럽, “살균·정수 금지”… 가장 엄격한 규제


유럽연합(EU)과 노르웨이를 포함한 유럽경제지역(EEA)에서 ‘Natural Mineral Water(천연광천수)’는 법으로 엄격히 정의돼 있다. 반드시 특정 지하 수원에서 나와야 하며, 미네랄 조성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살균이나 화학적 정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금지된다. UV 살균이나 오존 처리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또한 반드시 원천에서 바로 병입해야 하며, 각국 보건 당국의 인가를 받아야만 ‘Natural Mineral Water’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수십 년간 유럽 소비자들이 ‘에비앙(Evian)’ 같은 브랜드를 신뢰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에비앙조차 물 처리·표기 문제로 논란에 휘말리면서 업계가 술렁였다. “그 에비앙마저?”라는 반응이 나온 것은 천연광천수 기준의 무게를 새삼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한국, 살균·여과 허용… ‘안전성’ 중심


반면 한국의 ‘천연광천수’는 「먹는물관리법」에 따라 일정 수준의 미네랄이 포함된 지하수를 뜻한다. 다만 유럽과 달리 살균, 여과, 소독 등 위생 처리가 허용된다. 원천 그대로의 순도보다 ‘안전성 확보’에 무게를 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이름의 ‘천연광천수’라 하더라도, 유럽의 Natural Mineral Water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물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혼동이 불가피하다.


노르웨이에서 천연광천수를 유통하는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천연광천수를 공급할 수 있는 수원지는 줄어들고 있고, 확보 비용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진짜 천연광천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까다로운 요건 탓에 천연광천수는 글로벌 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이 희소성이 곧 브랜드 가치와 연결되고, 고급 소비재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라벨 속의 ‘천연’이라는 단어 자체보다, 그 물이 어떤 기준을 충족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럽의 'Natural Mineral Water'처럼 ‘원천 그대로’의 순도를 인정받은 물은 가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결국 물 한 병을 고르는 일은 단순히 갈증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소비자가 어떤 기준과 가치를 신뢰하는지 보여주는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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