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10년간 수출 1,309% 폭증… 수출 가공식품 국산 원료 비중 31.9% 불과
- 임미애 의원 “국산 농산물 기반한 수출전문단지 육성 시급”
한류 열풍에 힘입어 ‘K-푸드’가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 중심에는 간편식 대표주자인 ‘즉석밥’이 있다. 지난 10년간 수출량이 무려 1,300% 넘게 폭증하며 한국 식품 수출의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겉으로는 ‘한국 밥’이라 불리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주원료는 ‘미국산 쌀’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미애 의원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수출 가공식품에 사용된 국산 농수축산물 비중은 31.9%에 그쳤다. 2015년(31.5%) 이후 9년째 30% 초반대에 머물러, 국산 농산물의 활용이 거의 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즉석밥의 수출 증가세는 가파르다. 2015년 2,100톤(640만달러)이던 즉석밥 수출은 2024년 2만 9,600톤(8,540만달러)으로 10년 만에 1,30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출금액도 12배 이상 뛰었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준 수출 중량의 80%, 금액의 77%가 미국으로 향했다. 문제는 이 수출용 즉석밥이 국내산이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산 ‘칼로스(Calrose)’ 중립종 쌀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국내 대형 식품업체들은 미국 현지 기준에 맞추기 위해 대부분 TRO(저율관세할당)을 통해 미국산 쌀을 들여와 가공한다. 국내산 쌀을 사용할 경우 미국의 농약 잔류 허용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쌀에 잔류 기준이 설정된 175개 농약 성분 중, 미국이 ‘불검출’을 요구하는 성분이 107개에 달한다. 예컨대 아세타미프리드(ACETAMIPRID), 펜옥사닐(FENOXANIL), 테부코나졸(TEBUCONAZOLE) 등은 한국에선 일정 농도까지 허용되지만, 미국에서는 ‘0ppm’만 통과된다.
임 의원은 “국내산 쌀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미국 농약 관리 기준에 부합한 재배 방식을 갖춘 ‘수출용 쌀 전문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며 “물류비 절감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K-푸드의 실질적 국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부 산하기관의 인식 부재다. aT는 지난 9월 ‘K-푸드 식품영토 확장’ 토론회를 열었지만, 정작 행사장 전시대에는 미국산 쌀로 만든 즉석밥 제품이 버젓이 전시돼 있었다. K-푸드의 성공을 홍보하면서도, 그 속엔 외국산 원료가 자리한 ‘자기모순’이 드러난 것이다.
임 의원은 “국내 농산물 수출 확대를 논하면서 미국산 쌀 제품을 전시하는 것은, 우리 농업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K-푸드가 진정한 ‘한국 농산물의 성과’가 되려면 원료 국산화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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