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12년간 공공택지를 대규모로 개발해 놓고 상당 부분을 민간에 매각, 사실상 공공주택 공급 기능을 외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공공택지 매각 전면 중단을 지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이 2013년부터 2025년 6월까지 LH의 공공택지 개발·매각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개발된 공공택지는 총 3055만평(사업비 112조원)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87만평)의 35배 규모다. 이 중 공동주택용지는 802만평, 임대주택 용지는 302만평이었다. 정권별로는 문재인 정부가 1663만평(사업비 67조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윤석열 정부 728만평, 박근혜 정부 665만평 순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LH가 매각한 공공택지는 1281만평(공급가 85조원)으로, 개발한 면적보다 479만평이 더 많았다. 정권별로는 박근혜 정부가 691만평(37조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문재인 정부 475만평(35조원), 윤석열 정부 115만평(13조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임대주택용 택지마저 105만평(4조원) 매각됐다. 박근혜 정부 65만평, 문재인 정부 36만평, 윤석열 정부 4만평 규모다. 경실련은 “이 땅에서 장기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됐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10년 임대 후 분양전환 방식으로 흘러가 서민 주거 안정을 외면한 결과가 됐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매각된 공동주택지에 용적률 200%를 적용하면 장기공공주택 102만채를 지을 수 있었다”며 “이만큼의 주택이 무주택 서민과 청년, 전세사기 피해자 등에게 공급됐다면 주거 안정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H는 매각 과정에서 분양대금조차 제때 받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2025년 6월 기준, 30개 사업장에서 7731억원이 미수금으로 남아 있다. 남양주 양정역세권 S-03지구는 미지급액 2080억원, 연체율 81%에 달했다. 경실련은 “건설사들이 분양대금을 고의로 늦추며 낮은 연체이자를 이용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결국 피해는 국민 세금으로 돌아온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LH가 팔아넘긴 아파트 부지만 1140만평(70조원 규모)인데, 현재 가치는 102조원으로 32조원이 뛰었다. 위례지구는 2.5조원에서 8.1조원으로 220% 올랐다. 경실련은 “LH가 땅을 팔지 않고 장기 임대주택만 지었더라도 공공자산이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은 “LH 개혁은 건설사·부동산 부자 중심의 주택공급 체계를 서민 중심으로 돌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공공택지 매각 전면 중단’ 지시 ▲영구·50년·장기임대 및 기본주택 공급 확대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LH가 지금껏 공공성을 외면하고 수익만 좇아온 것이 드러났다”며 “정부는 공공택지 매각 금지를 통해 공공성을 회복하고, 무주택 서민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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