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유소년 축구대회 ‘i리그’가 안전 문제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제2의 손흥민을 꿈꾸는 아이들이 뛰는 무대에서 기본적인 안전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채 경기가 진행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부산에서 열린 i리그 경기에서는 정식 골대가 아닌 감독·선수용 벤치가 골대로 사용됐다. 반대편 골대와도 모양이 달라 학부모와 선수들 모두 큰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벤치에 부딪혀 머리나 얼굴을 다칠까 조마조마했다”고 우려를 전했다.
i리그는 전국 1,200개 팀, 약 1만4천여 명의 유·청소년 선수가 참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 대회다. 대한체육회는 각 지역 협회에 운영비 2천만 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으며, 여기에 팀별 참가비와 선수 등록비까지 더해져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운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준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다. 한 지도자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이 안 된 상태에서 대회를 치른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부산축구협회는 “전국체전 준비로 기존 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었고, 준비한 골대가 부서져 부득이하게 벤치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지역협회의 사전 준비 부족을 선수들에게 전가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대한축구협회는 해당 지역 i리그 일정을 중단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협회 측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전국 단위로 진행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된 안전 매뉴얼이나 장비 지원 체계가 부족하고, 지역협회의 관리·감독이 느슨하다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사건은 i리그가 안고 있는 운영상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내며, 대한축구협회가 조직 차원에서 안전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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