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당승환 최근 5년간 2천여 건 적발, 과징금 59억 원 넘어… 소비자 피해 확산세
보험사들이 ‘더 좋은 조건’을 내세워 기존 계약 해지를 유도하는 이른바 ‘보험 갈아타기’ 영업이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충분한 설명 없이 상품을 바꾸게 하는 ‘부당승환’ 행위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면서, 보험시장의 건전성과 공정 경쟁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성북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요 생명보험사 및 손해보험사에서 적발된 부당승환 건수는 총 2,061건, 과징금은 59억 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메리츠화재 575건 ▲2021년 교보생명 391건 ▲2023년 삼성화재 465건이 적발됐고, 2024년에는 한화생명·삼성생명·신한라이프·KB손해보험 등에서만 630건이 무더기로 드러났다.
이는 2021년 대비 60%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부과된 과징금만 31억 6,700만 원으로 5년간 총액의 절반을 넘겼다. 김 의원은 “보험 갈아타기 관행이 이제 특정 회사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보험업법 제97조는 보험설계사나 보험회사가 이미 체결된 계약을 부당하게 해지·소멸시키고 유사한 계약을 새로 맺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기존 계약 해지 후 1개월 내 새 계약 체결, ▲6개월 내 주요 내용(보험기간·이율 등)을 비교 안내하지 않은 경우 법적으로 ‘부당승환’으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험사들은 ‘보험 리모델링’이나 ‘보장 확대’를 명분으로 소비자를 현혹해 사실상 불필요한 상품으로 갈아타게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험료는 오히려 늘거나, 기존보다 보장 범위가 축소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실적 압박이 부른 ‘불완전 영업’
김 의원은 “부당승환이 기승을 부리는 근본적 원인은 보험사와 GA(보험대리점) 간 과도한 실적 경쟁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GA가 설계사 유치를 위해 과도한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실적 압박이 커지고, 이로 인해 설계사들이 고객을 부당하게 유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부터 ‘비교안내시스템’을 도입해 계약 승환 시 타사 상품과의 조건 비교를 의무화하고, 해약환급금 대신 환급률을 비교하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또한 보험회사의 자사 승환계약률 정보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해, 부당승환을 억제할 시장 자율 규율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금감원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내부통제 기준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보험사의 실적 경쟁이 구조화된 상황에서 부당승환을 방치하면, 결국 소비자 신뢰와 시장 건전성이 동시에 무너질 것”이라며 “기업 스스로 영업 관행을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더 좋은 조건’이라는 말에 속아 기존 계약을 해지한 소비자들은 더 비싼 보험료와 축소된 보장만 떠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금감원의 제재 강화와 함께 보험사 경영진의 실질적인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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