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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치우지 않은 ‘훈증더미’, 대형 산불 불쏘시개 됐다

  • 박상현 기자
  • 입력 2025.10.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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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설치된 ‘훈증더미’가 제때 제거되지 않아 대형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제를 위한 조치가 오히려 산불 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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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금주 의원 사진=연합뉴스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2021년 30만 그루에서 2024년 148만 그루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훈증더미 설치 규모도 25만 개에서 72만 개로 급증했다.


문 의원이 확인한 결과, 2025년 대형 산불 당시 안동시에는 19만 개, 울주군 산불 지역에는 4500개의 훈증더미가 남아 있었다. 실제 피해 지역 일부 주민들은 “훈증더미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는 장면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훈증더미는 제작 후 6개월이 지나면 제거할 수 있지만, 산림청은 이를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전국적으로 제작된 훈증더미는 총 218만 개에 달하지만, 이 중 실제 제거된 것은 37만 개(17%)에 불과하다. 나머지 181만 개는 여전히 산속에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산림청은 훈증더미와 산불 확산 간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지 않았다. 산불 확산 예측에 활용되는 ‘산불확산시스템’에도 훈증더미 정보를 반영하지 않아 대응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문금주 의원은 “재선충병 방제와 산불 예방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산림관리’임에도, 산림청은 이를 별개의 사업으로 나누어 관리해 왔다”며 “방제를 위해 쌓은 훈증더미가 산불의 연료로 변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정작 그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산을 조각조각 나누어 보는 분절 행정으로는 기후위기 시대의 재난을 막을 수 없다”며 “산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방제와 예방을 통합하는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훈증더미에 대한 체계적 제거 대책을 수립하고, 훈증더미의 연료량이 산불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이 정보를 산불확산시스템에 반영해 예측과 대응의 정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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