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에서 킥보드를 타고 길을 건너던 초등학생이 우회전하던 학원 통학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보행자·킥보드 이용자 관련 사고가 연이어 이어지는 가운데, ‘또다시’라는 탄식과 함께 제도·인식·관리 부실이 겹친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는 지난 8일 오후 4시경,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한 삼거리 횡단보도에서 일어났다. 일반 킥보드를 타고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 A군이 우회전하던 학원버스에 그대로 충돌했다.
A군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뒀다. 운전자 B씨는 음주는 아니었으나, 경찰 조사에서 전방주시 의무 위반이 의심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됐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우회전 부주의 차원을 넘어, 최근 반복되는 ‘킥보드 이용자 관련 중대 사고’ 흐름 속에서 더욱 큰 충격을 준다. 청소년과 어린이 사이에서 이동수단으로 널리 쓰이는 킥보드는 구조적으로 차량 충돌 시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고, 운전자 시야에 잡히기 어려운 높이와 크기라는 취약성이 누적돼 있다. 그럼에도 안전교육, 이용 규율, 보호장비 착용은 여전히 불충분한 상태다.
특히 우회전 차량에 의한 보행자 충돌은 최근 사고들에서 반복되는 유형이다. 보행자 신호가 켜진 상태에서도 우회전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거나 정차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고, 사각지대·블랙박스 사양·차량 높이에 따라 아이나 킥보드 이용자가 아예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경찰 관계자는 “우회전 사고는 ‘가해자 과실’이 명확함에도 현실에서는 관성적 운전 습관과 얕은 경각심이 계속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학원 통학버스라는 점 역시 비판을 키운다. 학습시설 차량은 어린이 승하차 외에도 다수의 미성년 이용자와 도심 이동이 반복되는 만큼 더욱 엄격한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전문성 낮은 기사 채용, 시간 압박, 교육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해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사고는 또다시 한 아이의 생명을 앗아갔고, 또 한 번 ‘킥보드 안전’이란 과제가 우리 사회 앞에 드리워졌다. 단발성 대책이 아니라, 반복되는 사고 패턴을 정확히 짚어 장기적·제도적인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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