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계림동 ‘그랜드 센트럴’ 아파트 하자보수비를 둘러싼 집단소송에서 법원이 시공사와 보증기관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외벽 균열과 타일 시공 불량 등 다수의 하자를 인정하며, 총 69억7000만 원을 청구한 입주민 측에 47억 원대 배상을 명령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3부는 광주 그랜드 센트럴 입주자대표회의가 시공사인 호반건설·중흥건설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상대로 제기한 하자보수비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랜드 센트럴은 광주 동구 계림동 계림8구역 재개발을 통해 조성된 대단지 아파트로, 지하 2층~지상 34층, 19개 동, 총 2336가구 규모다. 해당 사업은 2015년 4월 호반건설이 수주했으며, 호반건설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수주한 도시정비사업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중흥건설이 공동 시공에 참여했고, 하자보수보증과 관련해 주택도시보증공사도 소송 피고로 포함됐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외벽 층간 균열, 벽체 및 외부 마감 하자, 욕실·발코니 방수 불량, 벽타일 뒤채움 부족 등 다수의 시공상 하자가 존재한다며 2023년 6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하자가 단순 미관 문제가 아니라 누수, 결로, 단열 성능 저하 등 주거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외벽 층간 균열에 대해 시공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은 균열 폭이 0.3mm 미만일 경우 구조적 안전에 문제가 없고 표면처리 공법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법원 건설감정 실무 기준 등을 근거로 균열 폭과 관계없이 충전식 보수공법이 요구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순 미세 균열이라 하더라도 외기 유입, 방수 성능 저하, 장기적 열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다.
벽타일 시공과 관련해서도 재판부는 입주민 측 손을 들어줬다.
시공사 측은 벽타일 뒤채움 기준을 80%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표준시방서상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들어 사실상 100%에 준하는 뒤채움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뒤채움 부족은 타일 들뜸이나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명백한 하자라는 것이다.
다만 모든 쟁점에서 입주민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욕실 등 액체방수 두께 기준과 관련해서는 감정인이 과거 기준을 적용한 점을 문제 삼아, 사업 승인 당시 적용되던 2013년 표준시방서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시공사 측 주장을 일부 수용했다.
이로 인해 전체 청구액 중 일부는 감액됐다.
재판부는 하자 발생 책임 비율과 관련해 전체 하자보수비의 85%를 시공사 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용 승인 이후 경과 시간에 따른 자연 노화, 입주민 사용 및 관리 과정에서 하자가 확대됐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전액 배상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공동주택 하자 분쟁에서 미세 균열과 마감 시공 기준을 비교적 엄격하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안전상 문제는 없다’는 시공사 논리보다 장기 내구성과 주거 품질을 중시한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 측은 일부 사실관계와 법리 판단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심에서는 균열 보수 공법의 적정성, 하자 산정 기준, 책임 비율 산정의 타당성 등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대단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하자 소송에서 입주민 측의 소송 전략과 감정 기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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