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건설 위기설과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체제
롯데그룹이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 둔화와 유동성 부담 논란 속에서도 바이오 사업에 누적 1조원 이상을 투입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같은 시기 롯데건설을 둘러싼 위기설이 반복되고, 그룹 차원의 역대급 인사 쇄신까지 단행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미래 투자라기보다 위기 관리 국면에서 선택된 전략적 결단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바이오 사업의 전면에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배치되면서, 이번 선택은 그룹의 중장기 전략은 물론 차기 리더십의 성과 검증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2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해당 자금은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1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증자를 포함하면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다섯 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누적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된다. 그룹이 바이오를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장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투자 규모보다 투자가 이뤄지는 환경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화학·건설 등 기존 주력 계열사 전반에서 수익성 둔화 압박을 받아왔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룹의 영업이익 감소와 차입 부담 확대를 지적해 왔고, 시장에서는 “현금 흐름 관리가 최우선 과제”라는 평가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바이오 CDMO 사업에 대규모 자금이 집중되는 구조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설명과 동시에 재무 부담을 키우는 선택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더욱이 바이오 사업은 이미 글로벌 경쟁이 극심한 시장이다. 후발 주자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안정적인 수주 물량과 가동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손익분기점 도달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현재의 투자는 ‘미래 성장’이라는 명분 아래 현재의 재무 체력을 시험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긴장감은 롯데건설을 둘러싼 위기설과 맞물리며 더욱 증폭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회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부채비율, 미분양 리스크 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시장의 우려 대상이 돼 왔다.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도 롯데건설의 재무 구조와 사업 수행 능력이 공개적으로 거론됐다.
최근 롯데건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선 점 역시 주목된다. 이는 재무 안정성 강화를 위한 정상적인 조치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구조적 부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신호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당장 위기냐 아니냐보다, 부동산 경기 악화나 금융 환경 변화가 재차 발생할 경우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행된 롯데그룹의 대규모 인사 쇄신은 단순한 세대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부회장단 퇴진, 20여 개 계열사 CEO 교체 등은 롯데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다.
실적 부진 계열사와 재무 부담이 큰 사업군을 중심으로 책임 경영과 긴장감을 동시에 부여하려는 전형적인 위기 대응형 인사라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그 중심에 신유열 부사장이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은 바이오 사업을 포함한 그룹의 미래 전략 전면에 배치되며 사실상 차세대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바이오 투자가 성공할 경우 그는 ‘체질 전환을 이끈 주역’이 되겠지만, 성과가 지연되거나 재무 부담이 확대될 경우 그 책임 역시 고스란히 신유열 부사장의 이름과 함께 거론될 수밖에 없다.
결국 롯데가 직면한 과제는 명확하다.
바이오라는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동시에, 건설·유통 등 기존 사업의 리스크를 통제하고, 단기 유동성 안정까지 확보해야 하는 고난도 균형 게임이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되지 못할 경우, ‘선택과 집중’은 전략이 아니라 위험한 도박으로 평가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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