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중국 문화 저술가 위치우위의 <천년의 정원>에는 피슈산좡에 대한 묘사가 첫 부분을 장식한다. 특히 그가 인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청나라 황제들이 만리장성의 수리를 주장하는 주변의 요청을 거듭하고, 장성의 바깥인 청더에 별궁을 세운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강희제는 장성 수리에 반박하면서 “진이 장성을 축조한 이래, 한·당·송 역시 항상 수리를 하였는데, 그렇다고 어찌 당시인들 변방의 환난이 없었단 말인가?… 오직 덕을 쌓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 국토 수호의 유일한 방법임을 알 수 있다. 백성의 마음이 기쁘면 나라의 근본을 얻게 될 것이니, 변경이 절로 굳건하게 될 것이다”는 논리로 장성 수리를 거절하는 한편 청더에 별궁을 세우고,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무란웨이창(木蘭圍場)을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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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란웨이창으로 가는 길

무란웨이창은 사냥을 하는 한편 군대의 진을 연구하는 장소로 왕들에게 항상 연구하고, 신체를 단련하는 연습을 하는 장소다. 실제로 그와 옹정제, 건륭제로 이어지는 치세는 청나라가 중국의 대부분 지역을 통일하는 한편 경제·문화적으로도 가장 융성한 국가를 만들게 했다. 

 

흔히 베이징에서는 빠상차오위앤으로도 불리는 무란웨이창은 청더에서 출발할 경우 3시간쯤 걸리는 웨이창셴(圍場縣)을 경유한다. 

 

다시 이곳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달리면 앞서 보았던 모습과 달리 울창한 숲을 만나게 된다. 이곳이 현재 여행지로 개발된 무란웨이창의 시작이다. 대문을 통과하면 울창한 전나무나 낙엽송으로 된 숲이 펼쳐지고 산길을 오른다. 구절양장의 길을 지나면 정상부에 도착한다. 

 

이 정상부에 〈황제의 딸〉의 촬영장인 위에량후(月亮湖)가 있다. 위에량후는 말을 탈 수 있는 시설부터 몽고빠오나 통나무집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호수에서는 조각배를 타거나 모터보트를 즐길 수 있다. 

 

또 북방 삼림대의 시작인 백화나무 숲을 볼 수 있다. 다시 조금 가면 하산 길이 시작된다. 앞으로는 일망무제의 고산삼림대가 장관을 이룬다. 이 산 너머에 훈찬타커 사막이 있다. 

 

만약 이 삼림대가 없었다면 베이징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 오는 황사량의 수십 퍼센트가 증가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방풍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고마운 삼림대다. 

 

언덕을 내려오면 아담한 평지가 펼쳐지고 거기에 여행자 지구가 형성되어 있다. 준4성급 호텔에서 몽골 파오까지 다양한 숙박 시설이 있는데, 밤이 되면 수많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곳이다. 

 

이곳은 밤이 되어야 본모습이 드러난다. 이곳의 대형 파오들에서는 각기 특색을 갖춘 전통 공연이 식사와 함께 선보인다. 전통 몽골 공연에서 잡스러운 댄스파티까지 호텔마다 열리는 다양한 연회에 빠져보는 재미가 일품이다. 

 

또 길거리에는 전통 몽골 술에 양이나 소를 바비큐하여 파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술도 그 지방의 다양한 약초로 담은 술에서 양젖을 발효해서 만든 몽골식 바이주(白酒 빼갈)나 맥주까지 흥겨운 판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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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방에 터지는 폭죽과 캠프파이어로 여행자들은 하나가 되기도 한다. 밤이면 반소매로는 버티기 어려울 만큼 시원한 날씨가 여행자들을 뼈 시린 피서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곳에서 10분만 새로 닦인 길을 따라 가면 작은 강이 나온다. 청더를 지나는 루완허의 발원지인데 이곳에서는 시시하지만 래프팅도 가능하다. 이 강을 지나면 네이멍구가 시작된다. 씁쓸하게 이 길목에서 입장료를 징수한다. 네이멍구로 들어서 얼마 가지 않으면 홍산쥔마창(紅山軍馬場)이 나온다. 

 

이곳은 중국의 군대에서 쓰는 말을 기르고, 훈련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감탄하게 되는 것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초원형 산들이다. 평안한 풀들이 자라는 작은 산들은 여행자들에게 뛰어가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곳에서 말을 타거나 4륜 바이크를 탈 수 있다. 

 

말타기는 보통 한 시간에서 3시간 가량을 탈 수 있다. 한 시간을 타면 초원을 거닐다가 오고, 두 시간을 타면 아오빠오(몽골인들의 서낭당이자 신호대)가 있는 곳에 간다. 3시간이면 자작나무 숲을 다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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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마장을 나와 다시 길을 가면 일망무제의 초원이 펼쳐진다. 〈강희황제〉를 찍었던 촬영장도 있는데, 아름다운 몽고빠오와 초원이 잊을 수 없는 풍경을 만드는 곳이다. 

 

무란웨이창은 청더에서 120km가량 떨어져 있다. 청더에서 갈 수 있지만 직접 가자면 스허잉(四合永) 역이 가깝다. 이곳에서 웨이장까지는 22km가량 떨어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가깝다. 버스를 이용하려면 시즈먼장거리버스터미널(西直門長途客運站)에서 웨이장(圍場)행 버스가 많다. 

 

글 사진= 조창완 여행 작가/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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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란웨이창-광활한 대륙과 초원의 내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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