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인 '롱 코비드'(Long-Covid)에 대해 본격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국민 1만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조사를 실시한 뒤 치료와 관리를 위한 지침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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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회복 클리닉. 사진=연합뉴스

 

지금까지 코로나19 후유증 조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일부 기관에서 소규모로만 조사됐지만 정부 차원의 대규모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롱 코비드'에 대한 조사를 본격 착수하고 체계적인 분석을 거쳐 내년 초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나라마다 기관마다 코로나19 후유증을 부르는 명칭은 다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롱 코비드'를 ‘포스트 코비드 컨디션’(post covid condition)이라고 명명했다. '롱 코비드'에 대해 WHO는 코로나19 확진 3개월 이내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증상을, CDC는 코로나19 감염 시점으로부터 4주 후에 보이는 증상이라고 정의했다.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는 ‘포스트 코비드 증후군’(post covid syndrome)으로 부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롱코비드는 코로나19 감염 후 4주 이상 피로감을 사라지지 않거나 호흡곤란, 흉통, 근육통, 기침, 후각이나 미각이 상실, 머리가 멍하고 생각과 표현이 분명하지 못한 브레인 포그(brain fog) 등 인지장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해외 의료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롱코비드의 증세는 200여 가지에 이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호흡기 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끼치고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다보니 다양한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롱 코비드 지속 기간은 확진자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다수 확진자는 후유증을 회복하지만 20% 안팎의 확진자에게는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증상이 지속됐다. 


지난해 12월 국제학술지 '뇌, 행동 및 면역'에 발표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성인 중 최대 3분의 1이 3개월이 지나도 피로나 호흡곤란 증상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롱코비드는 코로나19 중증도와 관계없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에게서도 롱코비드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코로나19 감염 직후 증상이 나타났다가 회복 후 수주가 지났지만 감염 직후에도 없던 증상이 회복 후 나타나는 경우도 확인됐다. 롱코비드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은 연구기관마다 차이가 있다. 짧게는 감염 이후 4주 이상, 길게는 12주 이상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에서 롱 코비드 관련 연구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롱코비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를 지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여러 연구기관에서 롱 코비드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학술연구개발용역과제인 '코로나19 감염 국내 확진자 면역학적 특성 분석'에 따르면 장기간 지속되는 가장 흔한 롱코비드 증상은 피로감(18%)과 운동 시 호흡 곤란(18%)으로 나타났다. 폐 기능 검사에서는 퇴원 당시 폐확산능(폐의 산소교환능력) 저하소견(정상치의 58%)이 관찰됐으며 특히 고령층 및 중증 환자에서 높은 빈도로 확인됐다. 다만 시간이 흐르며 점차 회복돼 12개월 시점에서는 정상치의 87%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이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확진 입원 환자 47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최장 19개월까지 피로(31.7%), 운동시 호흡 곤란(17.1%) 등이 나타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대병원 연구에서는 2020년 2∼3월에 확진 이후 내원한 환자 170명 중 129명(75.9%)이 12개월 이후까지 1개 이상의 후유증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64명은 21개월이 지나서도 건망증·피로감·수면장애 등이 이어진 것으로 답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자의 19.1%가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독감 환자보다 코로나19 환자의 후유증이 더 많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금까지 롱 코비드 관련 국내 연구·조사는 주로 기저질환자나 중환자, 입원환자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이 작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실시되는 조사는 기저질환이 없는 일반 성인을 대상까지 포함해서 진행된다. 전국적인 대규모 조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표준화한 정밀 자료를 확보하고 가이드라인까지 만든다는 게 목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3월 말 코로나19 후유증 대규모 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할 당시 대상이 1천여명이었으나 이후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조사 대상을 1만여명으로 대폭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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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1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그동안 많은 분이 코로나19 후유증을 경험하고 계시지만 제대로 된 조사는 미흡했다"며 "이에 정부는 대규모 조사를 통해 원인·증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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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 후유증 '롱 코비드' 국가 차원 조사…국민 1만명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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