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 놓고 찬반 충돌
노동계가 주저없이 2023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890원으로 요구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은 21일 오후 제5차 전원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 요구안으로 1만890원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인 9160원보다 1730원 올린 금액이다. 임금인상율은 18.9%다. 월 근로시간 209시간 기준으로 월급 227만 6010원을 받게 된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의 결정 기준 및 대내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최근 저성장 고물가의 경제위기 이후 미래 불평등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서 최저임금의 현실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이후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상황 악화가 현실화하면서 소득이 낮은 계층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인상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임금 불평등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구안"이라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와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치는 상황에서 18.9% 인상하라는 것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폐업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어느 쪽도 최초 요구안을 최저임금위에 제출하지는 않았다. 요구안을 공개한 노동계와 달리 경영계는 요구 수준을 공개조차도 하지 않았다. 경영계는 동결 수준의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 연구 용역 문제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내년도 최저임금 제시안보다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가 더 큰 쟁점이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 위원들은 2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할지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 연구를 정부에 의뢰할 지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공익위원들이 노동부에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별로 정할 수 있는지 여부 및 방법, 생계비 적용 방법에 대한 심의에 필요한 기초자료 연구를 완료해 차년(2023년)도 최저임금 심의 요청일까지 최저임금위에 제출해달라"고 권고했다.
공익위원들의 권고안에 노사 양측 모두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공익위원들의 권고안은 업종별 구분 적용을 통해 최저임금을 무력화하겠다는 정부에 들러리를 서는 것에 불과하다"며 "최저임금 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충실해야 할 공익위원들이 양심을 버리고 윤석열 정부에 굴복한 것을 강력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사용자위원들도 입장문을 통해 "공익위원들이 업종별 구분 적용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게 평가한다"면서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권고'로 처리해 신뢰를 저버린 것에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아쉬워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미 논의가 끝난 업종별 구분 적용 안건에 대해 사용자단체 달래기용으로 안건 상정을 제안한 것은 대단히 독선적 행위"라며 "관행을 벗어난 최저임금위의 이 같은 운영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저임금위는 지난 16일 제4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반대 16표, 찬성 11표로 내년에도 업종과 무관하게 단일 금액을 적용하기로 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의 요구는 무산됐다. 다만 부결 후 공익위원들은 업종별 구분 적용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하자고 제안했다.
경영계는 지속적으로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을 요구해왔다. 숙박·음식업 등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서는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노동계는 정부에서 연구 용역을 수행한 뒤 2024년부터 사용자 측 주장대로 업종별 차등 적용 가능성이 있다며 절대 반대 입장이다.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는 끝내 좁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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